돈줄 말라가는 北…석탄 반입 묵인·방조하는 문재인 정부[심층분석]
돈줄 말라가는 北…석탄 반입 묵인·방조하는 문재인 정부[심층분석]
  • 김영일 기자
  • 승인 2018.08.07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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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대처, 조사만 10개월 째…북한산 석탄은 어디로?
북한산 석탄을 한국에 유입한 것으로 알려진 선박 중 '샤이닝 리치' 호가 4일 오전 한국 평택 항에 머물고 있는 모습.(출처-VOA)
북한산 석탄을 한국에 유입한 것으로 알려진 선박 중 '샤이닝 리치' 호가 4일 오전 한국 평택 항에 머물고 있는 모습.(출처-VOA)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유엔 대북제재 대상 품목으로 지정된 북한산 석탄으로 의심되는 석탄이 국내에 반입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두 척의 선박과 11월 이후 또 다른 화물선 3척이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석탄을 싣고 국내에 하역한 정황이 확인된데 이어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에 연루된 선박이 최소 8척에 달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것이다.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이 국내에 유입된 정황이 포착됐음에도 정부는 10개월 째 납득할 만한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이를 의도적으로 묵인·방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키로 한 미국은 문재인 정부를 ‘대북제재 구멍’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경고를 날리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문재인 정부가 의도적으로 묵인·방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는 북한산 석탄 반입 논란에 대해 들여다봤다.

北 2차례 ICBM 실험…유엔, 외화벌이 수단 차단

환적 선박 제재 없는 정부‥靑 묵인·함구령 지시?

지난해 7월 4일 북한은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핵강국, 세계적인 로켓 맹주국의 자주적 존엄과 위용을 다시 한 번 만방에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화성-14형을 연달아 쏘아 올리자, 국제사회는 강력한 대북제제를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8월 5일 대북제제 결의안 2371호를 채택했는데, 여기에는 북한의 외화벌인 수단인 석탄과 철, 철광석, 납, 납광석 등 광물자원과 해산물 등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강력한 대북제제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그 해 10월 대북제제 대상 품목으로 지정된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반입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달 17일 미국의 소리(VOA)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지난 6월 제출한 ‘연례보고서 수정본’을 인용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실린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10월 2일과 11일 각각 인천과 포항에서 환적됐다”고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총 6차례에 걸쳐 북한 원산항과 청진항에서 석탄을 선적한 선박이 러시아 홀름스크항으로 이동해 석탄을 하역했고, 이를 파나마 선적인 ‘스카이 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인 ‘리치 글로리’호에 실려 제3국으로 향했는데, 지난해 10월 2일 북한산 석탄을 실은 파나마 선적은 한국 인천에, 시에라리온 선적은 10월 11일 포항으로 입항했다.

러시아 환적을 통해 국내로 반입된 북한산 석탄 규모는 9000여톤에 달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산 석탄을 대북제재 대상 품목을 지정함에 따라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를 거쳐 국내에 반입됐다면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될 소지가 크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는 북한산 석탄을 싣고 국내에 입항한 선박 2척에 대해 지난 3월 불법 선박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해당 선박들은 십여 차례 부산과 인천 등에 입항했지만 우리 정부의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한 석탄임이 판명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관련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입항을 제재할 근거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최근 공개한 수정 보고서 일부. 한국 인천(21번 항목)과 포항(23)을 북한산 석탄 환적지로 새롭게 지적했다.(출처-VOA)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최근 공개한 수정 보고서 일부. 한국 인천(21번 항목)과 포항(23)을 북한산 석탄 환적지로 새롭게 지적했다.(출처-VOA)

점점 늘어나는 北 석탄 반입 정황

이게 다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또 다른 화물선 3척이 러시아에서 선적한 북한산 추정 석탄을 동해항과 포항항에 하역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들 3척의 선박은 파나마와 벨리즈 선박으로, 러시아에서 환적 된 북한산 추정 석탄을 싣고 지난해 11월 동해항과 포항항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반입된 석탄은 1만 5000톤 규모로 전해졌다.

결국 지난해 10월 이후 러시아 환적 작업을 통해 북한산 석탄을 싣고 국내에 입항한 선박은 밝혀진 것만 5척이고, 규모는 2만 4000톤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지난해 10월 이래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에 대해 법절차에 따른 엄정한 처리를 위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북한산 석탄 반입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이 의도적으로 묵인·방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냄과 동시에 국제사회로부터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해외 직접구매로 작은 물건 하나만 구입해도 이력이 추적되는 상황에서 누가 어떤 경로로 석탄을 구입했고 최종 소비처가 어디였는지 정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놔야 한다”며 “청와대 묵인설, 관세청에 대한 함구령 등의 소문까지 나오고 있는데, 정부가 진실을 은폐할 목적이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쿠키뉴스>는 북한산 석탄 반입에 연루된 의혹에 휩싸인 국내 기업 2곳과 금융사 2곳에 대해 청와대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함구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쿠키뉴스>는 야당 핵심관계자를 인용해 “관세청 직원 확인 결과 국내기업 및 금융사 등 총 4곳에 대해 ‘절대 말하지 말라’는 함구령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청와대 묵인설·함구령에 이어 “북한 석탄이 우리 항구에 버젓이 들어온 것을 볼 때 과연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방침이 실효성 있게 집행되고 있는지 국제사회로부터 의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지금처럼 청와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쉬쉬한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와 신뢰가 깨진다면 지금의 한반도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우리 한국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11차 원내정책회의에서 김관영 원내대표가 현안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11차 원내정책회의에서 김관영 원내대표가 현안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완전히 손 놓고 있는 정부?

자유한국당은 북한산 석탄 반입에 연루된 선박은 5척이 아니라 최소 8척이라 주장했다.

한국당 북한 석탄 대책 TF 단장을 맡고 있는 유기준 의원은 지난 5일 “해양수산부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석탄 반입 의혹에 연루된 선박이 지금까지 조사된 것만 8척”이라며 “특히 이들 중 샤이닝리치호와 진룽호, 안취안저우66호 등 3척은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 제재가 시작된 이후 총 52차례 국내를 오갔다”고 질타했다.

이 가운데 샤이닝리치호의 경우 지난해 10월 19일 북한 석탄을 국내에 반입한 사실이 확인된 이후인 지난 3일 평택항에 입항했다가 4일 출항했지만 정부는 억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유기준 의원의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에는 석탄 불법수출 등 제재위반 행위에 관여한 선박이 자국에 입항할 시 의무적으로 나포나 검색, 억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이 배들이 국내 항구를 오가는 동안 정부는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다”고 일갈했다.

정부는 북한산 의심 석탄의 반입 사례는 9건이라 시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 6일 “관계기관으로부터 통보된 건도 있고 우리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자체 인지한 건수도 있다”며 “포함해서 9건”이라고 밝혔다.

의심받는 ‘남동발전’…美, 독자 제재 위반 조사?

경고 날린 트럼프 행정부?‥정부, 확대해석 경계

싸게 들여온 북한산 석탄…관세청 거짓말 의혹

그렇다면 국내에 반입된 북한산 석탄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한국전력공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한국남동발전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러시아산으로 둔갑한 북한산 석탄 9700톤을 들여온 혐의로 관세청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지난해 11월과 올 3월 두 차례에 걸쳐 국내 석탄 수입 회사인 H사를 통해 무연탄 총 9700t(약 87만달러)을 들여왔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샤이닝리치호는 지난해 10월 말 러시아 나홋카항과 홈스크항에서 무연탄 5141톤을 나눠 선적한 뒤 11월 초 동해항에 입항해 무연탄을 남동발전에 인도했다.

이어 올 3월에는 나홋카항에서 선적한 무연탄 4584톤을 진룽호를 통해 동해항으로 수입했다.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해당 석탄 구입 가격은 각각 톤당 90.73달러, 93.92달러였다.

비슷한 시기 남동발전이 다른 업체를 통해 수입한 러시아산 석탄 가격은 각각 톤당 148.56달러(지난해 12월 5일), 121.1달러(올해 6월 28일)로 30~40% 가량 저렴했고, 따라서 34만달러(약 3억 8300만원) 정도의 이익을 봤다는 게 윤한홍 의원의 주장이다.

즉,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남동발전이 북한산 석탄임을 알고도 수입한 게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관세청 당국자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당시 수입업체(H사)가 신고한 석탄 가격은 통관됐던 유사 물품(러시아산 석탄)보다 높았다. 그래서 의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문제의 석탄이 오히려 비싼 가격에 신고 됐다고 주장했지만, 거짓 해명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6일자 <채널A>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남동발전은 석탄 4만 톤 구매 공고를 냈는데 입찰에 참여한 5개 업체 가운데 유독 싼 가격을 써낸 업체가 1순위로 계약을 따냈다.

톤당 96달러로 2위 업체와 무려 30달러가량 차이가 난다. 해당 업체는 올 3월에도 톤당 94달러에 한 번 더 납품했는데 남동발전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이는 남동발전의 낙찰자 선정 평가서에 담긴 내용으로, 서울세관이 지난해 11월 남동발전에 요청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결국 서울세관은 이미 지난해 11월 남동발전의 최저입찰 계약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채널A 캡쳐화면.
채널A 캡쳐화면.

文 정권 인사들 방미 목적 의구심

다만, 미국 정부는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고, 이에 따라 독자 제재 위반 여부 관련 조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만약 남동발전이 제재 대상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게 사실이라면 미국이 제재 위반 명목으로 남동발전은 당연하고 모회사인 한전에도 ‘세컨더리 보이콧(제재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적용할 공산이 크다.

지난달 하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한 것도 이러한 사태를 미리 수습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냐는 게 정치권 일각의 지적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달 23일 발행된 ‘북한 제재 및 집행 조치 주의보’ 한글 번역본을 지난 2일(현지시각)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표하면서 한글로 된 번역본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을 대북제재의 구멍으로 간주하고,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번역본 2페이지 ‘북한과 연계가 있는 상품, 서비스 및 기술과 관련된 증가된 위험 요소 및 잠재 지표’ 항목에는 북한이 원자재를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제공한다고 거론하면서 “2014~2017년 사이 북한의 대중국 무연탄 수출 관련 무역 데이터를 면밀하게 보면 이 수출을 위해 북한이 지속적으로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제공했음을 알 수 있다”고 적시했다.

또 번역본 6페이지에는 ‘금속, 흑연, 석탄 또는 소프트웨어를 북한에 혹은 북한으로부터 또는 북한 정부 및 노동당을 위해 일하거나 대리하는 사람에게 직간접적으로 판매, 공급, 이전 혹은 구매한 적이 있고, 이러한 행위로 인한 소득 또는 납품이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에 혜택을 주는 경우’ 해외 자산관리국으로 지정을 받을 수 있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미 행정부가 한국을 향해 제재 위반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이 한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상 제재 이행에 충실하고 신뢰하는 협력국이라 밝힌 바 있다”며 “미국의 독자 제재는 제재 위반·회피가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을 시 적용되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 측의 경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해석은 국내 불안감 조성에서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북한 제재 및 집행 조치 주의보' 한글 번역본.
미 국무부가 공개한 '북한 제재 및 집행 조치 주의보' 한글 번역본.

석탄과 쌀 맞교환 주장도

한편에서는 정부가 북한산 석탄과 한국산 쌀을 맞교환하면서 쌀값이 상승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통계청 및 농림식품부 등에 따르면 7월 25일자 기준으로 산지 쌀 가격은 17만 7052원(80㎏)으로, 전년 동월(12만 8500원) 대비 38%나 상승했다.

또 쌀 20kg 소비자 가격은 올해 1월 2일 4만 3022원에서 지난달 30일 4만 8585원으로 대략 1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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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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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재계를 담당하고 있는 취재 2팀 김영일 기자입니다. 인생은 운칠기삼(運七技三)·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모든 것은 하늘에 뜻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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