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국내외 악재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무려 1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며, 금리가 안정되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12% 하락한 2228.61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 2일 2219.67을 기록한 이후 약 1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올해 들어서는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외국인 투자자는 7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이날만 무려 230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국내 증시가 잇따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탓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당초 1.75~2.00%였던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금리 역전폭은 0.75%포인트로 확대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1.5%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요 투자은행(IB)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들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2%까지 오르고 달러 강세로 반전하면서 신흥국 자산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외국인 매도 공세는 미국 금리 상승세가 꺾이고 신흥국 환율이 안정될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 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국채금리 3%대 초반이 주식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데 3.2%대까지 오르다 보니 코스피 현·선물 모두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이 앞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큰 악재”라며 “유가와 환율은 아직 임계치까지 여유가 있는 상황이고 중국도 자금은 일부 이탈할 수 있지만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을 제외한 신흥국 증시도 잇따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무려 3.7%급락한데다 홍콩 H지수 역시 1.3%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패시브 자금의 영향력이 커져 증시 하락세가 더 확대됐다는 지적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패시브 자금이 위험자산, 특히 신흥국 자산을 많이 매도했다"며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국내 주식 매수에 소극적이라 연일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센터장은 금리가 안정되면 증시 역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국채금리는 단기적으로 3.3% 선을 고점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안정되면 한국처럼 저평가된 신흥국 시장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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