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국산 농산물 수호자 이미지가 있는 농협마저 자체브랜드에서 수입산 물량을 전체물량의 절반에 가깝게 늘리고 있는데다 계열사인 하나로마트의 원산지표시 위반 적발건이 최근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 신뢰하락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이날 공개한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농협이 하나로마트를 통해 판매하는 자체브랜드 상품인 농협하나로 PB(Private Brand)상품 중 절반에 가까운 품목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전국 농협공판장 수입농산물 취급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계열사인 하나로마트의 원산지 위반 적발건수도 지난 10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협중앙회(이하 농협)가 박 의원에게 제출한 <PB상품 수입산 원료 사용현황>을 보면, 농협 자체브랜드 상품(PB) 총 292개의 가공식품 중 밀가루, 된장, 고추장 등 133개 품목(45.5%)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은 ‘농협하나로 PB상품’이라는 명목으로 전국 4,388개에 달하는 하나로마트에서 자체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농협은 최근 3년간 총 1억 6천여개의 PB상품을 판매해 1,399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2015년 400억에서 2017년 566억으로 매년 판매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농협이 수익 창출만을 위해 수입산 원료 사용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국 81개 농협공판장에서 취급하는 수입농산물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취급된 수입농산물은 41만톤으로 2015년 128,504톤에서 2017년 151,972톤으로 증가했다. 판매금액도 3년 간 8,216억원에 달했는데 2015년 2,499억원에서 2017년 2,871억으로 약 372억(14.8%) 가량 증가했다. 취급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바나나(14,665톤)였고, 반대로 가장 많이 줄어든 품목은 포도(1,163톤)였다.



한편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원산지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도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31건이 적발된 후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6년 16건, 그리고 2017년 37건까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농산물 사용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은 것도 모자라, 원산지 위반건수도 높아져 농협의 신뢰성 하락이 우려된다.


박완주 의원은 “수입산 농산물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마저 수입산 물량을 늘리고 있는 모습에 농업인과 국민이 어떤 인식을 갖게 될 지 의문”이라면서 “더욱이 하나로마트의 원산지표시 위반 증가는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농협이 농민을 위한다는 설립 본연의 목적에 충실함과 동시에 소비자 신뢰 유지를 위해서도 전향적인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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