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반도체 호황이 우리나라 수출물량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이끌었다. 반면 수입물량은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 지수는 158.31(2010=100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2%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철강관 등 제1차금속제품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이 증가한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밀기기 등의 상승세가 뚜렷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도체를 포함한 정밀기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7% 상승했고, D램이나 컴퓨터 기억장치 등이 속한 전자 및 전자기기는 20.6% 상승했다.


부진했던 자동차 등 수송장비가 회복세를 보인 것도 수출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6월, 7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8월에는 1.1%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집적회로와 SSD를 중심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가 여전히 수출이 증가세였다. 또 자동차 수출 하락세가 둔화되는 동시에 부품 수출이 늘어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반면 수입물량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물량 지수는 130.7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하락했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제1차금속제품과 일반기계 품목에서 각각 22.7%, 26.3%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환경규제로 중국산 제품가격이 상승해 제1차금속제품수입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기계 품목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200까지 증가했던 반도체 관련 수입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하락한 93.96을 기록해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지수다.


이는 교역조건에 영향을 주는 유가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3.12달러로 7월(73.61달러)보다는 소폭 내렸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7%나 올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8.75로 전년 동월 대비 1.1% 올랐다. 이는 수출로 벌어들인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5월 이후에 수출이 줄어들어 예의 주시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교역조건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