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무드 속 실질적 종전선언… ‘관광특수’ 기대감↑


[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북 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남북 정상은 이틀에 걸친 회담 끝에 ‘핵 없는 한반도’ 원칙과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등을 명문화 한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으며,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방문하기로 두 정상이 합의하는 등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역시 한 발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 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을 선언문에 담았다.


이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두 정상은 이번 선언을 통해 실질적 종전을 선언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국내 경제·산업 분야 역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항공업계와 관광업계의 특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남과 북이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남북의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 및 교류 협력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의서에는 남북은 지상과 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남북 두 정상은 합의서를 통해 환경이 조성 되는대로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관광업계와 항공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계, 北 영공 개방 추진 ‘예의주시’하는 까닭은?


관광업계, “한반도 관광 콘텐츠 개발 확대 가능해질 것”


항공업계, 北영공개방 ‘관심집중’


항공업계는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북한 영공 개방의 추진에 대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북한의 동해항로인 캄차카 항로 이용을 전면 금지 조치했다.


앞서 지난 2009년 3월 한미 키리졸브 합동 군사훈련에도 북한이 엄포를 놓으면서 북한 영공이 차단되기도 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항공사들은 지난 2010년 이후부터는 북한 영공을 우회하고 있다. 혹시라도 모를 미사일 발사 등에 대비해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항공사들은 북한의 영공을 이용할 수 있었을 당시보다 더 많은 비행시간과 연료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미주행 항공편의 경우 비행시간 감축과 연료비 절감을 위해 제트기류를 활용한다. 이에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항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영공이 차단되면서 미주행과 러시아행의 항공편의 비행시간은 약 40분가량 증가했으며, 사용 되는 유류비용 역시 연간 400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월 19일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이 발표됨에 따라 항공업계의 북한 영공 개방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북한 영공이 개방될 경우 미주행과 러시아행 항공편의 비행시간 단축 뿐 아니라 유류비 절감 등을 통한 항공사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 영공이 개방될 경우 미주·러시아 노선을 다수 운영 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의 대형항공사(FSC)를 비롯해 최근 러시아 노선을 취항하고 있는 제주항공 등의 저비용 항공사(LCC)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이후 북한 영공을 우회하면서 항공사들이 유류비 손해 등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며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북한 영공이 개방될 경우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항공시장, 새로운 블루오션 될까?


이와 함께 항공업계는 새로운 북한 항공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항공업계는 신규 노선 부재 등 수요가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신규 노선 취항에 따른 수요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남북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등이 해제될 경우 북한 노선 취항은 항공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삼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최근 평양 전세기를 6차례 운항한 실적 등을 통해 북한 노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이사는 최근 <대전M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남북 관계가 좋아지고 유엔 제재가 풀린다면 평양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했던 삼지연 공항 등에 전세기를 취항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될까?


관광업계 역시 이번 ‘9·19 평양 공동선언’이 발표된 이후 관광사업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현재까지 추진됐던 북한 관광은 크게 금강산 관광, 개성 관광, 백두산 간광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가장 성공적으로 추진됐던 것이 금강산 관광이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살되면서 2003년부터 진행됐던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됐고, 현대아산 등 금강산 현지에 관광시설을 보유한 기업들 역시 모두 철수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화해 무드가 이어지면서 현정은 현대 회장은 “최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제는 절망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올해 안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지난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아직 조심스럽지만 금강산이나 백두산 관광이 재개되면 여행사 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광 콘텐츠가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금강산에 리조트와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아난티 역시 “남북 관계가 개선돼 다시 금강산에 갈 수 있게 되면 금강산 골프 리조트를 빌게이츠도 한 번 관광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시설을 더 넣고 온 가족이 놀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면적인 시설 보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숙박 및 교통 시설 등의 개보수 뿐 아니라 전기 시설, 하수처리 시설 등 주요 시설들에 더해 등산로 계단 등 전반적인 관광 인프라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안전 문제 등 산적한 문제가 많다”며 “사전에 잘 준비해서 재개 후 원활한 한반도 관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관광, 관광특별지구 구성은?


이와 함께 한국관광공사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가 풀리는 것을 전제로 한반도 관광에 대한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북한과 함께 하는 한반도 관광은 한국관광산업을 한 층 높일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비무장지대(DMZ)를 세계적인 평화관광 브랜드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난개발을 막고 효율적으로 상생 성장의 거점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역설했던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조직개편을 하면서 한반도관광센터를 신설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인천·경기·강원 3개 광역시 10개 기초지자체와 함께 20일 DMZ 평화관광추진협의회를 발족했다.


아울러 강원도와 경기도 등을 문화·안보·예술을 주제로 하는 관광특구 지정 방안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한반도 관광 활성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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