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브랜드, 1년새 가격 인상 ‘수차례’…국내에서 유독 비싼 이유
명품브랜드, 1년새 가격 인상 ‘수차례’…국내에서 유독 비싼 이유
  • 김새롬 기자
  • 승인 2018.06.26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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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1년 새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 인상에 대한 뚜렷한 명분이 없어 국내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찌 등 명품 브랜드는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환율 변동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본사 정책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가격인상 시기가 신혼부부의 혼수철과 맞물리는 점, 최대 30% 인상 등이 강행되는 점 등으로 인해 유독 국내에서 비싼 이유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가격인상’ 자체가 명품 브랜드들의 꼼수 마케팅 수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해마다 인상되는 명품 가격으로 인해 국내 명품 가격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을 프랑스·이탈리아 현지와 비교했을 때는 1.5배 이상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논란에 대해 짚어보기로 했다.

 

가격인상 예고에도 매출 급증… 끝 모르는 ‘베블렌 효과’

평균가격, 현지 가격대비 46%↑… 사후 서비스는 엉망?

매년 반복되는 가격인상… 명품 브랜드 마케팅 전략?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해마다 수차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루이비통의 경우 지난해 11월 주요 제품의 가격을 5% 인상한 데 이어 3개월 만인 올해 2월 말 주요 제품에 대해 10%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불과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3월 중순 다시 한 번 가격을 2.4%가량 인상했다.

루이비통 측은 “2월 말 가격 인상 과정에서 가격책정에 착오가 있어 추가로 가격을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샤넬 역시 지난해 5월, 9월, 11월에 가격 인상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1월과 5월 다시 한 번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샤넬은 지난해 혼수 예물로 인기가 높은 클래식 라인의 주요 제품에 대해 최대 29.2%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초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다시 한 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구찌와 에르메스 역시 지난 1월 주요 제품들의 가격을 인상했으며, 프라다 역시 휴가철을 맞아 버킷백의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24일 <서울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프라다는 지난 11일 포코노 소재 버킷백의 백화점 가격을 기존 104만원에서 109만원으로 4.8%의 인상을 단행했으며 면세점 가격 역시 기존 810달러에서 890달러로 인상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가죽 소재의 버킷백 가격 역시 기존 150만원에서 160만원 대로 6%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이 매년 수차례 가격이 인상되는 것에 대해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환율 변동 ▲관세 ▲원·부자재 가격상승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본사 정책에 따라 가격인상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장에 비판의 시각을 드러냈다.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지만 환율 하락 시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요 명품 브랜드가 국내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평균 10% 남짓. 백화점에 지불하는 수수료만 30%가 훌쩍 넘는 국내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특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베블렌 효과’

업계에서는 이러한 가격 인상에 대해 고가의 상품일수록 잘 팔리는 사회현상인 ‘베블렌 효과’를 이용한 마케팅이라고 꼬집었다.

프랑스 금융그룹 엑산BNP파리바가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명품 브랜드 가격이 세계 주요국 평균 대비 21% 높아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14%를 기록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프랑스·이탈리아의 경우 자국 내 판매 가격은 국제 평균 가격 대비 22% 낮은 78%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제품을 구매할 시 한국에서 1.5배가량 더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릴 경우 오히려 수요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샤넬, 루이비통 등 주요 명품브랜드가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한 직후 수입명품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A백화점은 샤넬이 지난달 초 가방, 신발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1%가량 인상한다고 선언한 이후 5월 7일부터 13일까지 해외 명품 매출은 29.6% 상승했다.

이는 앞서 올해 1월 해당 백화점의 명품매출 신장률이 19.6%인 것을 감안할 때 높은 수치인 것이다.

이와 관련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가격인상, 신제품 출시, 소비 심리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맹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높은 가격… 사후서비스는 엉망?

그러나 이와 같이 ‘베블렌 효과’로 인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는 달리 명품 브랜드의 사후 서비스는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 구찌의 경우 부자재 불량에 대해서는 무상 수리를 진행하고 있으나 루이비통의 경우 유상 수리가 진행되며 이마저도 사후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매장마다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 수선에 대해 저마다 각기 다른 안내를 했을 뿐 아니라 수리비용은 최대 32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등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이다.

더욱이 루이비통 코리아의 홈페이지에는 반품·교환·환불 등에 대한 정보 역시 부족하다.

루이비통 재팬의 경우 자사 홈페이지에 제품의 수리 의뢰부터 고객 인도까지의 절차 및 기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반면 루이비통 코리아의 경우 ‘정보 및 도움이 필요하면 고객서비스 전화로 연락하거나 매장을 방문하면 된다’는 홈페이지 안내문에 그쳤다.

 

‘배짱 영업’ 여전… 정부 규제 필요도 꾸준히 지적

본사로 송금하는 배당금만 수백억… 유한회사 ‘꼼수’

이런 가운데 해외 명품 브랜드는 국내 법인을 유한회사로 설립하거나 배당금대비 기부금 비율 등으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유한회사로 전환하면서 기업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해외 브랜드가 국내 법인을 유환회사로 설립하거나 전환하게 될 경우, 소비자와 언론은 이들의 연간 수익규모 및 본사이전 규모, 사회공헌 활동 등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데 따른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경영정보를 일체 확인할 수 없다.

2인 이상의 사원이 출자액에 한해 책임지는 유한회사는 매출, 자산 규모와 관계없이 외부 감사를 받지 않는다.

루이비통 코리아는 지난 2012년 11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앞서 2011년 매출 4,974억원, 영업이익 575억원, 당기순이익 449억원을 거둔 루이비통코리아는 당시 당기순이익의 90%에 해당하는 400억원을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반면 기부금은 0.52%에 불과한 2억 1,100만원을 지출하면서 사회적인 비판을 받았고, 이듬해인 2012년 11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변경하면서 사내 경영정보 공개를 원천차단했다.

이 같은 행보는 구찌그룹 코리아와 프라다 코리아도 마찬가지다.

구찌그룹 코리아는 지난 2014년 유한회사로 법인을 전환하면서 2013년 감사보고서를 끝으로 경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프라다 코리아 역시 2015년 정보공개를 끝으로 2016년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샤넬코리아와 에르메스의 경우 한국 법인 설립 당시 유한회사로 설립하면서 기부금, 배당금에 대한 논란을 원천 차단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위원회는 유한회사도 외부 감사를 받도록 하는 ‘외감법 개정안’을 지난 2014년 입법 예고했으며, 개정안은 지난 3년간 국회에 계류돼 있다가 지난해 통과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구체적인 대상 범위와 감사보고서 공시 범위는 시행령으로 지정한다.

현재 감사 대상은 ▲상장사 ▲자산 120억 원 이상 주식회사 ▲부채 총액 70억 원 이상·자산총액 70억 원 이상 주식회사 ▲종업원 300명 이상·자산총액 70억 원 이상 주식회사 등이다.

현재 국내에 설립된 유한회사는 2만 여개로 알려졌다. 이 중 자산 120억 원 이상인 회사는 약 2천여 개인 것을 고려할 때 유한회사 감사대상은 2,000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유한회사에 대한 관리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수천억 대의 매출 규모를 가진 주요 명품 업체들은 개정안의 시행 첫 사업연도인 오는 2020년부터 외부 감사를 받고 매출, 실적, 배당금, 기부금 등을 공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과 형평성을 맞추게 되는 것과 더불어 명품브랜드의 꼼수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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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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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새롬 기자입니다. 항공, 유통, 스포츠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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