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폭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심지어 하반기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앞서 고용 악화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으로 경기 전망을 한 탓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한국노동연구원이 잘못된 고용 전망치를 발표함에 따라 ‘고용 쇼크’까지 이르렀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고작 3천명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5천명을 기록한 이후 또 다시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20만명대를 꾸준히 유지하던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2월 10만명대로 떨어진 이후 계속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라 -1만명을 기록한 2010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러한 추세로 볼 때 이달 취업자 증가폭은 ‘마이너스’로 집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실업자 수 역시 113만 3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 4천명이 늘어났다. 이는 무려 IMF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1999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치다.


취업자 증가폭 감소에 대해 매번 ‘인구’ 탓을 하던 통계청도 이번에는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인구요인만으로 실업률이 증가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조업 고용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와 조선업 부진이 계속되면서 도소매업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가 역시 “서비스업 고용도 감소세로 전환되며 취업자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며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잇따라 ‘고용 쇼크’가 발생하고 있는 현 고용 상황은 지난해 12월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고용 전망치와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


당시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취업자가 각각 28만7천명, 30만5천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근거로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올해 상반기 취업자는 14만2천명 늘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전망치의 절반조차 되지 않는 수치다.


그러자 결국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달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을 결국 20만8천명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하반기는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청와대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전망치를 인용하고 정책 결정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하반기 고용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는 “국책 연구원의 생명은 신뢰와 중립성”이라며 “1년 동안의 전망치가 실물경제 근접치도 안 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물 생산 과정에서 크로스 체킹과 같은 시스템의 문제점을 찾아 고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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