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5월5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들과의 만남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버핏 회장은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으로 많은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에 양국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정의윤 인턴기자]‘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인간의 질투와 탐욕 때문에 금융위기가 일어나는 것이며 이런 인간의 본성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반복해서 거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워렌 버핏의 이번 발언은 일각에서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 의미심장하다.



12일(현지시간) 버핏이 CNBC뉴스의 앤드루 소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간의 본성인 질투와 탐욕 때문에 또 다른 거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금융위기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버핏은 “사람들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것이 뜨기(going up)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것을 이해하거나 혹은 다른 무엇 때문이 아니다. 자신보다 더 멍청한 옆집 사람이 부자가 되는 걸 보면서 자기 배우자에게 말한다. ‘당신도 그걸 좀 알아보는 게 어때?’ 이렇게 번지기 시작한다. 영속적으로 굴러가는 시스템의 일부”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번 버핏의 발언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10주년을 3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2008년 9월 15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전해진 뉴스 하나에 전 세계 금융 시장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전례없는 강도였다. 세계 4위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가 같은 날 새벽 2시 뉴욕 연방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는 뉴스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생상품 손실이 초래한 631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내려진 조치였다.


이날 하루 동안 미국과 유럽, 아시아, 이밖에 전 세계 신흥시장의 증시는 2~4% 가량 일제히 폭락했다. 향후 10년간의 국제 경제의 부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모든 투자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시장은 공포에 빠졌다. 그러나 버핏은 달랐다. 버핏은 위기 속에서 골드만삭스나 제너럴일렉트릭(GE)에 큰돈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일각에서 버핏의 이런 행보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후 버핏은 결국 막대한 수익으로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모두가 탐욕적일 때 두려워하고 모두가 두려워할 때 탐욕을 보이라"는 그의 투자 철학이 분명하게 나타난 사례였다.


현재 미국 증시는 전례가 드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상 최대의 호성적이라고까지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뉴욕증시는 지난 8월 22일까지 3453일 동안 ‘강세장’을 나타냈다.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미국 경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4.2%로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고, 이에 따라 소비자 심리지수는 약 18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그러면서 9월까지 한국의 연간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이미 역대 최대치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 다투어 미국 시장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이른바 ‘모두가 탐욕적일 때’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워렌 버핏의 말처럼 시장에 필연적으로 거품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그 거품은 언제부터 쌓여왔고, 현재는 어느 정도의 두께로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그 거품이 걷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건 거품이다. 다우지수니, 나스닥이니, 아멕스니, 모든 건 하나의 큰 거품이다. 모든 미국인들의 꿈과 야망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작아질 수도 있고, 커질 수도 있고. 하지만 결코 터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 자본가들의 교묘함 때문이다.”


미국 드라마에 나온 한 등장인물의 대사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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