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현대차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이 김학현(61?구속기소)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의 딸 채용을 청탁받고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인해 당시 이노션에 지원했던 166명의 지원자 모두 탈락했다.


23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공개된 공정위 간부 뇌물수수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부위원장은 지난 2016년 9월 서울 강남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 안모(61)대표를 만나 딸의 취업 청탁을 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내 딸이 곧 외국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는데 취직 때문에 걱정”이라며 “이노션이 좋은 회사라고 그러던데 이노션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이에 안 대표는 김 전 부위원장의 딸이 신입사원 지원서를 제출하자, 경영지원실장에게 최종면접까지 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노션 측은 김씨에 대한 서류전형 심사는 생략하고, 2차 실무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2등 지원자를 고의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11월에 진행된 3차 면접에서도 김씨는 1등 면접자보다 낮은 점수를 부여받았고, 안 대표와 경영지원실장은 직접 면접 위원으로 참여해 최고점수를 부여했다. 결국 김씨는 167대 1일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경영전략 부분에 최종합격했다.


이노션은 지난 2013년부터 하청업체와 불공정하도급거래 관련해 공정위 신고가 접수된 기업이었다. 2013~2015년에는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 기준(총수일가 지분율 30%)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을 29.9%로 낮췄다.


하지만 2015년 이후에도 현대자동차 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6개월 만에 해결해야 하는 사안도 걸려 있었다. 또한 취업 청탁이 있었던 2016년에는 순환출자 문제로 인해서 공정위에 경고를 받았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서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공정위의 우호적인 조치를 위해 딸을 채용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부위원장은 지난 2015년 4월에도 공정위 직원을 삼성전자 비상근 고문직으로 채용하는 혐의를 받았다. 2년간 계약직으로 연봉 36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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