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 #1. 페이스북은 2012년 사진 공유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인수 발표가 있기 전날까지만 해도 인스타그램의 기업가치는 5억 달러였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에 그만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4년 뒤 블룸버그가 산정한 인스타그램의 기업가치는 그 10배인 1000억 달러다.


#2. 2003년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앤디 루빈이 삼성에 안드로이드를 인수할 것을 요청했지만, 당시 자사 OS인 ‘바다’ 개발에 열 올리던 삼성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5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2018년 현재 전체 OS 중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0%대에 달한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당시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인스타그램과 안드로이드에 과감하게 투자한 이유는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경쟁력이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한국뉴미디어협회 SNS 전략연구소는 박성중의원실과 공동 주최로 22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태우 삼성하만 상무이사가 강사로 초빙돼 4차산업혁명 시대에 소프트웨어가 가진 잠재력에 대해 강의했다.


우선 김 상무는 삼성이 2016년 오디오 기업인 하만카돈을 인수하게 된 경위를 언급했다. 하만은 대중에게는 스피커 제조사로 알려졌지만, 삼성이 높이 평가한 것은 하만이 가진 자동차 관련 사업의 기술이었다고 전했다.


하만은 차량용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음성인식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하만을 인수하면서 자율자동차 기반 시스템을 구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산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최근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에서 사망사고를 내면서 기술적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면서도 “자율주행차에 장착되는 레이더, 라이더, 카메라비전에 이르는 센서 기술이 보완되고 나면, 자율주행차는 4차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상무는 자율주행차 안에서 AI가 추천한 음악?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고 차량 결제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쇼핑을 하는 미래 모습을 그리며, 자율주행차가 자동차를 뛰어넘어 ‘고급 거실’의 역할을 하게 되리라 전망했다.


김 상무는 그러한 혁신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소프트웨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없으면 AI와 IoT 기술은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비록 생활 인프라는 부족하지만 소프트웨어 공부에 목숨을 걸고 있다”며 “그 결과 현재 미국 IT 업체의 실질적인 운영은 인도 출신 개발자가 맡고 있다”며 순다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아직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수적인 ‘로직’에 대한 연구 열의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 상무는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특히 AI, IoT, ICT 등의 융합 기술이 활용될 ‘스마트 도시’, ‘스마트 팩토리’, ‘공유 경제’가 가져올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당장 우리의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오기는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프트웨어가 우리를 도와줄 수도 있지만, 우리 일상을 제한하기도 한다”며 4차산업혁명 시대가 가져올 변화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도태되지 않으려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상무의 열띤 강의는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되었고, 강의가 끝나고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한편, (사)한국뉴미디어협회는 매달 셋째 주 수요일 뉴미디어를 주제로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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