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정의윤 인턴기자]부모의 병원비를 지원하는 자녀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한데 의료비를 조달하기 위해 부모의 보험금을 활용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고령자 의료소비 실태 및 인식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지난 6월5일부터 11일까지, 최근 5년 내 부모의 의료비로 1000만원 이상 지출하였으며 생존 부모의 연령이 65세 이상인 성인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연구소는 노후 의료비가 가계와 가족관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노후의료비 지출에 대한 준비 방법 등을 모색하기 위해서라고 보고서의 작성 경위를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전체 의료비 중 47%를 자녀가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보험금(18%) ▲보험을 제외한 금융자산(11%) ▲거주주택 등 부동산 활용(8%) 순이었다.


또 보고서를 보면 부모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자녀의 82%가 가계소득의 감소를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부모의 의료비를 조달하기 위해 자녀들은 저축해둔 돈을 쓰거나(46%), 생활비를 아끼고(26%), 빚(10%)을 졌다. 이에 따라 설문에 참여한 자녀 대부분(95%)이 ‘노후 의료비 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한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자녀들은 부모가 스스로 의료비를 준비하지 못한 이유로 ▲노후 의료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30%) ▲부족한 노후 생활비(25%) ▲손·자녀의 양육 및 교육비(20%) 등을 지목했다.


또 대부분의 자녀들은 의료비에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험(74%)을 꼽았다. 세부적으로는 실손보험(46%)과 생활비 보장 암·중증질환(Critical Illness)보험(28%)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평균 투병기간은 6.1년이었고, 투병에 대한 의료비의 총액 평균은 3228만원이었다. 전체 의료소비에서 간병비, 건강기능식품, 보조기구 구입비, 생활비 등 간접비용 비중은 37%였다.


특기할 것은 투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직접적인 의료비 지출은 줄어드는 반면 간접 의료비 지출은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투병기간이 10년 이상일 경우 직접 의료비 비중은 58%에서 50%로 줄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약제비는 7%에서 12%로 늘었고, 건강기능식품 및 보조기구 구입비용은 8%에서 15%로 늘어났다.


조명기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모의 노후의료비가 자신은 물론 자녀의 가계 및 가족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투병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를 감안해 치료비뿐만 아니라 간병비 등 간접비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제공=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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