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73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국책기관의 연구라며 ‘향후 30년간 남북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데 대해,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심각한 수준의 희망고문”이라고 일갈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170조원 남북경제공동체 희망을 제시할 게 아니라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라며 이와 같이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15일) 광복 73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문재인 대통령께서 아주 희망찬 메시지를 내놓으셨는데, 저는 들으면서 마음이 착잡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남북경제공동체도 좋고 평화는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고 반드시 우리 당도 협력하고 앞서가야 할 사항이지만, 비핵화 협상이 이렇게 느린 마당에 남북경제공동체가 170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이야기하는 게 맞느냐”며 “일에도 완급이 있고 선후가 있고 한데 순서가 잘못된 거 아닌가 생각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경제적 이익은 정말 누구의 이익이 될까”라며 “북한의 싼 노동력을 찾아서 우리 기업이 북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기업에 좋은 일이겠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과연 어떻게 되고 소상공인은 어떻게 될까”라고 따져 물었다.


김 위원장은 “경제가 어려워지고 소상공인들이 광화문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지금은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당장 소득주도성장만 봐도 그렇지 않느냐”며 “반구저기(反求諸己-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화살이 빗나가면 자신부터 돌아보라 했다. (문 대통령이)우선 자신부터 돌아볼 때”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주변 참모나 기득권 노조 등 주변에 둘러싸고 있는 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어떡해서든 경제의 새 프레임을 짜서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며 “탈국가주의 관점에서 시장을 자유롭게 하면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그 성장 열매가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당은 적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망고문보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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