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다본 한국의 경기 전망이 15개월째 내리막이다.


12일 OECD에 따르면 올해 6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진 99.22를 기록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OECD는 한국은행?통계청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활용해 경기선행지수를 산출한다.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경기가 확장되고, 낮으면 경기가 하강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지수 값 자체보다는 상승 흐름인지 하강 흐름인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100 이하라도 상승 흐름이면 향후 경기가 회복한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15개월째 하강 국면이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3월 100.98로 정점을 찍고 올해 6월까지 15개월 연속 전월보다 떨어졌다.


이런 하락세는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9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했던 때와 견줄만하다.


경기선행지수가 떨어지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의 하락 시점이 빨랐고, 떨어지는 폭도 더 크다.


OECD 회원국 평균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11월 100.23으로 정점을 찍은 후 7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다른 국가는 하락 시점이 최근이고, 하락 폭도 한국보다 작다.


한국은 올해 2월까지 매월 0.1포인트 내외로 떨어지다가 3월부터 0.2포인트 낙폭을 보였다. 가장 최근인 6월의 하락 폭은 0.3포인트다.


통계청의 지표도 나쁘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하락했다.


내외적으로 한국 경기에 대한 안 좋은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지속해서 한국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5개월 연속 수출액 5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이 주된 근거다.


윤종원 청와대 신임 경제수석도 지난달 청와대 SNS 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긍정적인 지표도 있고, 일부 우려스러운 지표도 있다. 전체적으로 봐서 크게 당장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들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런 정부의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출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기 지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지난 7일 발표한 8월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소비 개선 추세도 완만해지는 등 내수가 다소 약화된 모습”이라고 최근 경제 상황을 분석했다.


다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9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경기부양책으로 내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예고하면서 경기전망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바뀐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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