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삼성이 정부와의 ‘투자 구걸’ 논란을 뒤로하고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직접 채용이라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도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지 한 달여 만에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투자와 고용을 약속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발표에는 이 부회장이 최근 강조한 신뢰회복의 의지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은 8일 신규투자 확대, 청년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사업 육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앞으로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1위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행보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경제 성장에 일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5년,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면서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1심 결심공판에서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삼성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막막하다”고 말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러난 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을 거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삼성의 경영이념인 ‘공존공영’과 경영 핵심철학인 ‘상생추구’를 강조했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사회적 신뢰 회복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한편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서 풀려난 이후 유럽과 캐나다 등을 오가며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경영 일선엔 나서지 않고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의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 발표로 이 부회장의 국내 활동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삼성 계열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의 수사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삼성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적어도 180조 투자?40만명 고용 계획이 신뢰 회복의 물꼬를 튼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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