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지난 5월 액면분할로 주가 상승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삼성전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력상품인 D램의 공급 과잉 사태로 인해 향후 삼성전자 실적 역시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이 저평가됐다며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월 액면분할 이후 최근까지 12%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면분할 이후 거래 재개 당시 5만3천원에 거래가가 형성됐으나 현재까지 단 한번도 그 가격을 넘지 못한 것이다.


액면분할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무려 250만원을 호가하던 삼성전자 주식이 5만원대로 가벼워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며, 이로 인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미래에셋대우 박원재 연구원은 "현재 상태에서 액면분할은 최선의 선택"이라며 "향후 견조한 실적과 불확실성 감소가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바와 달리 삼성전자 주식은 좀처럼 오를 기미 없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하락세에는 외국인 순매도와 2분기 실적 악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액면분할 후 주가상승 기대감으로 개인투자자들은 무려 2조5816억원을 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40억원, 2조1387억원을 순매도했다. 액면분할로 유동성이 늘어난 탓에 차익을 실현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삼성전자 2분기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85조원으로 전분기보다 4.2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37% 줄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사 평균추정치(15조3048억원)보다 무려 5000억원 밑돈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의 주력 상품이자 반도체 부문을 견인하고 있는 D램마저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D램 가격이 지난 23일 기준 7.933달러로 집계돼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초 최고가가 9.65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비해 17.8% 가량 떨어진 셈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D램 호황을 유발한 삼성전자의 수익성 위주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4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가 두드러지면서 D램 판가 하락이 현실화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대표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분의 영업이익이 올해 고지에 오른 후 내년부터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이 저평가돼 있으며 곧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IT 업체 중 가장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고 3.2%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라면서 "현재 주가의 PER은 2018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6.9배"라고 말했다.


도현우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이익은 매우 양호하지만, (최근 약세는) 향후 이익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분쟁 등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라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2019년 기준 PER이 5.9배에 불과해 전 세계 IT 기업 중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PER이란 주식가격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 가치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PER이 낮은 주식은 향후 주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반도체 시장이 당장 무너진 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3분기에는 반도체, OLED의 개선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제공=네이버 증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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