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부산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사들의 상습적인 성희롱, 성차별을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벌인 가운데, 시 교육청이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23일 부산시 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부산 A여고 학생들이 학교 복도에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여 다수의 교사들의 성희롱 성차별 발언을 폭로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대자보에는 “지금까지는 참았다. 우리가 수업시간 및 학교생활 중 들었던 사실과 많은 친구들과 선배님들의 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일부 교사에게 자신들이 당한 피해 사실을 알렸다.

또 “사회과 선생님이 학생의 입술을 만지며 ‘입술 예쁘다’고, 물병 뚜껑 보고는 ‘젖○○ 같다’고 말했다” 등 교사들이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자보가 등장하자 주변에는 여러 학생들이 추가 폭로가 담긴 포스트잇이 잇따라 붙었다. 포스트잇에는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등의 충격적인 발언이 담겼다

대자보와 메모지 등에서 언급된 교사는 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학생들은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성차별,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교사들에게 아무런 처벌과 징계를 내리지 않은 학교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올리면서 관련교사들 이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날 장학사 9명을 학교로 보내 전교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성희롱 관련 설문조사를 하는 등 진상조사에 나섰다

교육청 관계자는 "방학 중에도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해 학생들을 임시소집해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학생과 해당 교사들을 상대로 면밀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제공=SBS뉴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