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中 압박→배고픈 北, 비핵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나


[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일제히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장기전’을 공식화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비핵화는 서두를 것이 없다”고 속도조절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올해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발언은 북한의 ‘시간끌기’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때문에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오던 ‘속전속결 일괄타결’ 방식이 사실상 수정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북은 북한 비핵화 조치와 체제안전 및 제재 해제를 놓고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와중이기에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장기화로 준비한다는 건 북한의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수용하겠다는 것보다 대북제재를 강화해 북한이 다시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나설 수 밖에 없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제재를 해제할 경우 비핵화를 압박할 수 있는 협상 카드를 잃게 되고 무엇보다 과거 정부의 ‘잘못된’ 협상을 되풀이 했다는 정치적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화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핵화 협상 시간표를 애초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경우 오히려 비핵화에 대한 디테일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핵 리스트 작성과 신고, 이행절차 규정, 검증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단기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형성됐을 것이다.


나아가 북한이 열어 놓은 중국과 한국의 대북제재 문을 미국이 다시 닫아 놓고 북한이 다시 비핵화 테이블에 나올 수 밖에 없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美, 韓?中 압박→배고픈 北, 비핵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나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 그저 과정을 밟아갈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북 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인질들은 되돌아왔다, 지난 9개월 동안 실험도, 로켓 발사도 없었다”고 현재까지 이뤄진 비핵화 조치에 대해 열거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노스다코타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오븐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건 좋지 않다”며 “지금은 요리가 완성돼 가고 있는 단계지만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폼페이오 장관도 미국시각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 각료회의에서 “우리가 가야 하는 곳에 도달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기존 제재의 지속적인 시행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 협상에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빠른 시간 내 비핵화를 끝내겠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북제재라는 협상 카드는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때문에 미국이 다시 북한의 경제 숨통을 옥죄 협상장에 나올 수 밖에 없게 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미국 국무부가 지원한다고 알려진 미국의소리(VOA)에서 연일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산 석탄에 대한 보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최근 공개한 수정 보고서 일부. 한국 인천(21번 항목)과 포항(23)을 북한산 석탄 환적지로 새롭게 지적했다.(출처-VOA).


해당 매체는 북한산 석탄을 수송한 리치 글로리호는 지난해 10월 11일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선적한 북한산 석탄을 포항에 내린 지 약 9개월 동안 16차례 이상 한국에 입항했지만, 우리 정부로부터 어떠한 제지도 당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VOA는 한국이 북한산 석탄 세탁 과정에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시에라리온 선적에 실린 석탄의 가치는 톤당 65달러로, 총 32만50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조치에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웨스트컬럼비아에서 열린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 후보 지지유세에서 “중국은 정말로 북한과의 국경 문제에 있어 우리를 도왔다”면서도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우리를 돕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애석한 일이 될 것”이라고 대북제재 완화 조짐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유감스럽게 현재 국경이 조금 약해졌지만 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우리는 시 주석이 계속 강력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중국의 대북제재 유지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이 중국과 한국의 대북제재 조치를 압박함으로써 비핵화 협상에 뒷걸음질 하는 북한을 다시 돌려 세우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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