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2019년도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편의점 가맹점주를 비롯한 소상공인·영세업자들이 최저임금 직격타를 받는 것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수익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더해 가맹본부의 과도한 입점경쟁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사-가맹점주 수익구조 문제는?


19일 업계에 따르면 가맹점주는 매출이익에서 인건비, 가맹수수료, 임대료, 카드수수료 등의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순수익으로 가져가게 된다.


이 가운데 가맹수수료의 경우 ‘위탁가맹형’과 ‘점주임차형’으로 나뉘게 되는데 점주 임차형의 경우 매출이익의 35%를 가맹수수료로 지불해야하며, 위탁가맹형의 경우 40% 이상을 가맹본부가 가져가게 된다.


예외적으로 이마트24의 경우 본사가 가맹점주로부터 매출이익이 아닌 월회비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점주임차형의 경우 60만원, 위탁가맹형의 경우 150만원의 회비를 본사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가맹수수료는 이른바 ‘편의점 왕국’으로 일컬어지는 일본과 비교하면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다. 일본 편의점 업계의 가맹수수료는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의 경우 45%, 로손 34%, 패밀리마트 35%, 미니스톱 30%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의 연간 매출액을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편의점 업계 1위 CU가 6억 1,682만원, GS25 6억 7,922만원, 세븐일레븐 4억 9,938만원, 미니스톱은 6억 4,099만원 수준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세븐일레븐 23억 9,440억 원, 로손 21억 1,335억 원, 패밀리마트 19억 530만원, 미니스톱 16억 4,615만원 등 최대 4배가량 매출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매출 차이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편의점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유통산업의 경우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발달하면서 편의점 시장의 규모는 15%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27%를 차지하면서 국내 주요 유통채널인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과밀화 현상… 제 살 깎아먹기


이와 함께 국내 편의점 시장의 과밀화 현상이 점포당 매출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8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반경 약 500m 내에는 총 36개의 편의점이 입점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50m 내 동일 브랜드 3개 점포가 입점해있는 경우도 있었으며, 같은 건물 내에 동일 브랜드 매장이 이웃해 있기도 하는 등 편의점 과밀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6월 말 기준 5개사 편의점 점포수는 총 4만 934개로 집계됐다. CU가 1만 2,897개, GS25 1만 2,772개, 세븐일레븐 9,501개, 이마트24 3,236개, 미니스톱 2,528개 등이다.


이러한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 2016년 3만 개를 넘어선 데 이어 2년 만에 1만 개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편의점 점포 수는 일본과 비교해 인구대비 1.5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편의점의 과밀화 현상은 점포간 거리규정 250m를 무력화시키는 예외조항이 추가되면서 시작됐다.


예외조항에 의하면 왕복 8차선 도로, 대학 및 병원 등 특수상권,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있는 경우 거리 제한이 적용되지 않으며, 기존 점포의 동의가 있을 경우 출점 제한은 해제된다.


문제는 출점제한을 해제하기 위해 기존 가맹점주에게 본사가 회유 및 압력을 행사한다는 데 있다. 본사의 압력에 가맹점주들은 출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종업종 과밀현상에 의해 임금 역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서울시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소상공인 연평균 소득은 1,845만원이다.


이는 3인 가구 기준 최저 생계비인 1,620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같은 업종의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임금 2,160만원을 밑돈다.


근로자보다 낮은 수익을 거두는 숙박·음식점 소상공인의 비율은 68%이며 이 가운데 일을 할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비율은 4.8%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본부, ‘프레임 짜는 것 억울하다’ 호소


한편 18일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씨스페이스 등 6개 편의점 본사와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간담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언론이 ‘본사 갑질 프레임을 짜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맹본부의 한 참석자는 “편의점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높아야 2~3%대, 안좋은 곳은 1%대인 곳도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이 3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프레임을 잡으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본사 역시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에 대한 고충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사가 평균 35%의 가맹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지만 가맹점주들에 대한 지원금 등을 감안할 경우 사실상 수수료의 절반 정도만을 본사가 가져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19일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의 본사에 가맹수수료 변경 등의 내용이 담긴 협상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협회는 공문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업계전반에 지대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 협의회는 가맹사업거레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 14조2 제 2호에 의거, 2019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거래조건 변경 등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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