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이 취합한 ‘리치 글로리’ 호와 ‘스카이 엔젤’ 호의 한국 입항 기록. 일정 기간 같은 항구의 방문(빨간 줄)을 제외하면 지난해 11월부터 총 22차례 한국에 입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은 국제표준시 기준.(출처-VOA)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두 차례 러시아를 거쳐 국내로 반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북한산 석탄을 싣고 한국에 입항했던 선박이 20차례 넘게 한국에 입항했지만 억류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미국의 소리(VOA)는 지난해 10월 11일 북한산 석탄을 싣고 포항으로 들어온 시에라리온 선적 ‘리치 글로리’호가 지난 4일에도 부산항에 입항했다고 보도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7월 4일 오전 11시 58분 리치 글로리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부산항에서 포착됐다고 한다.


아울러 리치 글로리호의 한국 입항은 4일 부산 입항 이전에도 여러 차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리치 글로리호는 지난해 10월 11일 북한산 석탄을 하역한 지 한 달 뒤인 11월 14일 포항에 입항했고, 이틀 뒤인 11월 16일엔 묵호항에 정박한 정황이 마린트래픽에 기록돼 있다.


이어 열흘 뒤인 11월 26일 울산항에 모습을 드러낸 뒤 12월 8일과 15일, 20일 각각 부산항에 입항 기록을 남겼다.


올해 들어선 1월 1일과 평택항과 1월 27일 부산항에 입항했고, 2월 2일엔 평택으로 되돌아온 뒤 2월 18일 인천에 정박했다.


또 4월 1일 다시 평택항에 입항한 리치 글로리호는 4월 10일과 5월 22일에 부산을 방문한 뒤 지난달 5일과 18일 각각 평택항과 인천항에 입항했으며 지난 4일 마지막 방문지인 부산에 흔적을 남긴 뒤 현재는 일본 해상을 항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 글로리호는 지난해 10월 11일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선적한 북한산 석탄을 포항에 내린 지 약 9개월 동안 16차례 이상 한국에 입항했지만, 우리 정부로부터 어떠한 제지도 당하지 않았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리치 글로리호를 ‘불법 선박’이라고 공식 지목한 지난 3월 이후에도 한국을 6차례 방문했지만 적절한 제재 이행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VOA의 지적이다.


즉, 유엔 회원국인 우리 정부가 리치 글로리호에 대한 억류와 검사,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해야 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


리치 글로리호 외에도 지난해 10월 2일 북한산 석탄을 인천항에 하역한 스카이엔절호도 지난해 11월 24일 부산항, 12월 25일에는 옥포항, 올해 2월 23일과 5월 28일 울산항, 6월 3일엔 평택항, 6월 14일 울산항에 입항 기록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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