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 러일전쟁 때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가 발견되면서 150조원에 달하는 금괴가 실제 있는지, 있다면 과연 누구의 소유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일그룹 탐사팀은 지난 15일 울릉읍 저동리에서 1.3km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함미에 ‘DONSKOII(돈스코이)’라고 선명하게 적혀 있는 함명이 확인됐다.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인 1급 철갑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는 1905년 러일전쟁에 참전했다가 일본군의 공격을 받고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이 배에는 약 5천 500상자에 달하는 금화 및 금괴가 실려 있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돌았다. 이는 현재 가치로 약 150조원으로 추정되어지고 있다.


아직 금괴 등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일그룹 관계자는 “돈스코이호의 실제 모습을 확인했으며, 곧 본체 인양에 필요한 절차를 준비할 것”이라며 인양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인양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을 듯하다. 우선 정부로부터 발굴허가를 받아야 하고, 발굴이 이루어지더라도 침몰 당시 러시아 선박이었다는 점에서 러시아와의 소유권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인양 승인신청 시 작업계획서 등 관련서류를 제출하고, 매장물 추정가액의 100분의 10이상에 상당하는 발굴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일그룹은 현재까지 발굴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또 인양된 돈스코이호에서 금괴·금화가 발견되더라도 신일그룹이 전부 소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법상 인양 후 발견된 금화의 80%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게 신일그룹 측의 설명이지만, 실제 금화가 발견될 경우 러시아 정부가 소유권을 주장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 경우 국제법에 따라 당사국 간 협의를 통해 소유권이 결정되고, 협의가 무산되면 국제재판소로 결정권이 넘어간다. 돈스코이호가 ‘군함’이라는 점이 소유권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돈스코이호 발견으로 신일그룹의 주가는 급등했다.


신일그룹이 최대주주인 제일제강 주가는 지난 17일에 이어 18일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선 ‘150조원 금괴설’로 인한 주가 급등과 관련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침몰선을 발견했다고 발표하여 17일간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가 부도나면서 인양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신일그룹 관련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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