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최근 건설사들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리 직급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들어서 대리급 직원을 포함해 일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이들에 대한 직무를 조정하거나 퇴직희망신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말은 희망퇴직이지만 사실상은 권고사직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건설의 경우 지난해 3월 말 기준 4299명이었던 전체 정규직 직원수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4152명으로 총 147명이 감소했다. 플랜트 부문의 경우 같은 기간 2610명에서 2474명으로 163명 가량이 줄어들었다.


이는 SK건설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저유가와 저가 수주, 사업 환경 변화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대대적인 인력을 줄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나마 최근 2~3년 동안은 국내 주택경기 호황으로 해외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건설사들은 주택 부분의 수익으로 해외 플랜트 부문의 적자를 메꿧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서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일감 부족’ 역시 계속 될 것으로 보이자 매년 인원을 조금씩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 역시도 지난해 여러차례 희망퇴직으로 직원 2000여명을 줄였으며, 대림산업은 올해 초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급 휴직을 결정했다. 포스코건설 역시도 지난해 희망퇴직을 받고 300여명 정도를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회사들이 대리, 과장급 인력마저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하면서 국가적인 경쟁력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향후 해외 수주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수주가 증가하게 될 경우 또 다시 인력을 경쟁사로부터 빼와야하고, 기존에 있던 고급 인재들도 건설업계를 떠나 국가적인 손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해 1조 5000억원의 적자 이후 대리급 직원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다가 수주가 다시 증가하면서 급하게 경력직 직원 채용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건설업계에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 상황이었고, 채용을 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해외 부실 사업장을 마무리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만큼, 인력을 늘리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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