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역전세난’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65%선, 심지어 강남3구의 경우 50%선까지 떨어져 3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역전세난’으로 골머리를 앓던 임대인과 임차인은 모두 반가운 눈치다.


이렇듯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이 상승세의 시작인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지난 한 주 동안 0.05%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에도 전주 대비 0.01%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커진 채로 2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과장은 “2학기 학군 수요와 가을 이사철 수요에다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까지 쏠린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4% 올라 5개월만에 ‘상승 전환’ 됐다. 이달부터 신반포3차 등 총 2400가구가 재건축 이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음달에는 반포우성 400가구도 이주가 예정돼있다.


이와 관련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주 단지 내 절반 정도는 자금 여력이 있는 가구인데, 이들 수요가 주변 아파트로 옮겨가면서 반포·잠원동 일대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며 “나머지 절반 정도는 5억~6억원대 전세로 살던 사람들로 전세금에 맞춰 인접 지역인 동작구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초구 이주 수요로 인해 심지어 동작구는 전주 대비 전세가격이 0.29% 상승하며 ‘전세 품귀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작구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동작구 본동 삼성래미안 전용 84㎡ 전세가격이 2년 전 4억5천만원 가량이었는데 이달 들어 계약한 건은 모두 5억5천만원선이다”며 “현재 호가는 6억원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역전세난’ 해소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최근 5년간 서울의 입주 물량은 평균 3만가구를 넘어선 적이 없는데 올해는 입주 물량이 이를 넘는다”며 “전셋값 반등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은 올해말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를 비롯해 올해 총 3만6천가구 가량의 입주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4만여 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오히려 전세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 역시 “전국적으로 신규 입주 아파트가 많아 갭투자자를 비롯해 전세금 반환에 애를 먹는 집주인이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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