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조짐이 보이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부실채권에 대비해 충당금을 높게 쌓아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안>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국내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들의 NPL 커버리지비율(부실채권 충당률)이 109.0%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92.2%) 대비 16.8%p 상승한 수치다.


NPL 커버리지비율이란 충당금 대비 부실대출 비율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100%를 초과한다는 것은 해당 금융사가 부실대출보다 충당금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주요은행들의 NPL 커버리지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부실대출에 은행들이 철저히 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듯 주요 은행들이 충당금을 쌓아두는 것은 금리 인상 기조에 접어든 현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 연일 가계부채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상환 부담이 커져 부실채권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도 부실이 염려되긴 마찬가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고조되고 있어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금리로 버티던 한계기업들의 경우 더 이상 경영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 시장의 여건 상 가계와 기업 대출 모두 건전성이 나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은행들은 좀 더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아갈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은행별로 NPL 커버리지비율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 94.6%에서 140.1%로 무려 45.5%p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이자, 가장 큰 증가폭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95.8%에서 117.6%로 21.9%p 상승해 100%를 넘겼고, 우리은행은 87.1%에서 99.9%로 12.8%p 증가해 100%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91.5%로 90% 대의 양호한 NPL 커버리지비율을 보였으나 올해 1분기말 13.2%p 하락한 78.3%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이 감소한 비율보다 충당금 규모가 축소된 비율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전년 동기 1조7870억원에서 1조5417억원으로 3.7%(2453억원)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적립잔액은 1조5463억원에서 1조2102억원으로으로 21.7%(3361억원)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