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미국에 공장을 지어 생산을 지속해오던 유명 자동차 업체 BMW가 결국 관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할리 데이비슨에 이어 테슬라, BMW까지 ‘무역 전쟁’에 백기를 드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며 더 많은 기업들이 미국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BMW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 공장 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높은 관세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BMW는 미국 사우스카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총 38만5900대의 차량을 생산했으며 이중 22.7%(8만7600대)는 중국으로, 29.3%(11만2900대)는 유럽으로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유럽은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대상국으로, 이들에 수출한 물량만 과반수를 넘는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지난 1일 수입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춘 중국은 지난 6일 미국산 자동차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미국의 340억달러(약38조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의 경우에는 관세만 40% 부과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MW가 미국에서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는 차량에 40% 관세가 부과되면, 경쟁업체들이 유럽에서 생산해 중국에 판매하는 차량보다 가격이 비싸진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순식간에 40%로 뛴 관세율을 감당하기 어려워 BMW는 미국 내 생산기지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SUV 가격 인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지난해 이 공장에서 X시리즈와 SUV 등 총 38만5900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이 중 8만7600대는 중국으로, 11만2900대는 유럽으로 각각 수출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 지역에 수출한 물량을 합치면 약 52%로 과반을 넘는다.


다만 생산시설을 어떤 국가로 이전할지, 전부 이전인지 일부 축소인지 등 보다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하랄트 크뤼거 BMW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틀을 마련했다”면서 “미래 투자와 성장, 전기차 생산에 공헌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보아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오가고 있다.


BMW 해외 이전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내에서는 일자리 축소 등 경기 타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약 1만명의 직원을 고용 중에 있는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이 생산을 줄일 경우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 데이비슨에 이어 BMW까지 해외 이전을 발표했다는 것은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에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주요 자동차 업체인 볼도 역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 공장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직원수를 늘릴 계획이었으나, 높은 관세 부담 때문에 유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도 “무역전쟁으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면 자동차 수요가 줄고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결국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