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맞교환할 ‘정치 자해’&‘자금위기’ 빅딜설[입체분석]
트럼프-김정은, 맞교환할 ‘정치 자해’&‘자금위기’ 빅딜설[입체분석]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4.15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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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괄합의’ VS ‘北 단계적’…‘비핵화 불씨 살리나’

 

[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의제를 언급하고, 회담의 열쇠를 쥔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면서 북미대화가 급속도로 진전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화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비핵화’ 해법을 두고 양측 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러시아 스캔들, 성추문 스캔들 등 끊임없는 악재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북핵 해결을 자신의 가장 큰 외교적 과업으로 만들어야 입장이다. 북한 역시 미국의 초강력 대북제재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양측은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북미수교라는 빅딜을 성사시키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미국과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 방법론을 짚어보고 양측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봤다.

美·中 양손에 쥔 김정은, ‘운전’…가변성↑ 노림수는?

靑, ‘6자회담’ 선긋기…남북→북미→남북미 ‘기조대로’

 

미국 국무부는 지난 10일 “미국은 과거 (정부)와 다르게 할 것”이라며 “비핵화를 위한 대담한 행동과 구체적 조취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담한 행동’과 ‘구체적 조치’는 미국이 상정한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을 골자로 한 리비아식 해법을 견지하겠다고 못 박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신임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최근 백악관 NSC 보좌관으로 임명된 존 볼턴 내정자도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본인 뿐 아니라 행정부 내에서도 과거 정부의 비핵화 실패 핵심 요인을 ‘점진적‧단계적’ 방식의 협상으로 꼽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미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의거 구체적인 이행계획으로 2007년 2·13 합의와 2단계 10·3합의가 마련해 북핵 위기를 극복하려 했지만 핵 동결‧포기까지의 과정이 길어지면서 결국 흐지부지됐다. 이에 북한도 어영부영 핵실험, 핵도발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북한에게 ‘예스냐 노냐’고 명확한 핵폐기 의사를 물으면서도 비핵화 이행 동력을 확보기하기 위해 ‘속전속결’ 전략을 밀어붙일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언론은 12일 워싱턴의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북핵 폐기 시한을 ‘6개월에서 1년 이내’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美, 리비아식 ‘6개월에서 1년 이내’ 비핵화 이행 ‘요구’

 

리비아식 해법은 지난 2003년 리비아와 미국이 도출한 핵 폐기 합의다. 당시 양국은 ‘선 폐기 후 경제지원’이라는 구상에 합의한 후 리비아는 미국의 요구대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란 원칙하에 핵을 폐기, 2005년까지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 이에 2006년 리비아는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와 원유 수출 제재 해제가 이뤄졌다.

2003년 12월 핵 포기 선언하고 대략 한지 1년 10개월 만에 불가역적인 핵 폐기가 완료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동결→시설 신고→사찰→검증가능한 폐기 순으로 이어지는 리비아 비핵화 절차를 줄여 6~1년 사이에 폐기를 완료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대략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0년 말까지 북핵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비핵화 잰걸음 트럼프, 2020년 마지노선 ‘설정’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의 가늠자인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섹스 스캔들에서 대중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는 5월 말 6월 초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 타결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미국인 절반 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에서 낙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SSRS와 지난달 22~25일 미국 성인 101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54%는 ‘트럼프가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0월 발표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11월에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해 9월까지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정상회담 전문가 자문단인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5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주최한 통일전략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미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2020년 7월 이전까지 한반도 비핵화의 완료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 핵무기의 해외 반출과 핵 시설 폐기작업이 시작되면 연락사무소를 대사급으로 승격해 북미 간 외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고농축우라늄 시설 신과와 검증이 빨리 완료될 경우 연락사무소의 설치 시점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김정은, 확실히 끌어올 ‘체제보장’

 

국제사회에서 고립 상태인 북한은 작년 12월 안전보장 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대북 유류 공급 제한 조치 강화 ▲북한 해외 노동자 24개월 내 전원 송환 ▲대북 수출입 금지 품목 확대 ▲해상차단 조치 강화 ▲제재대상 개인·단체 추가 지정해 기존 대북제재 조치를 더욱 강화하는 등 북한이 핵 개발 자체를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제재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대북제재가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올해 1월1일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우리 측에 대화 제의를 한 것으로 미루어 미국의 대북제재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식량난으로 주민들이 동요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 김 위원장으로서도 비핵화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전략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임기 내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확실한 체제보장의 맞교환 성격의 공동성명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나 <한겨레>는 북한이 비핵화 대가로 미국에 5개항의 구체적 내용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5월 말 6월 초’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미 접촉에서 북한이 ▲미국 핵 전략자산 한국에서 철수 ▲한-미 연합훈련 시 핵 전략자산 전개 중지 ▲재래식 및 핵무기 전면 공격 포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북미 수교를 제시했다.

김정은, ‘편가르기 외교’ 노림수는

 

하지만 이와 동시에 김 위원장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목적지를 네비게이션에 설정하고 운전대를 중국에게 넘겨주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운전대를 중국에게 넘겨 미국과의 싸움을 붙이고 북한은 완화된 중국의 대북제재를 통해 숨고르기를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방중 효과는 점차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북한 여성 노동자 약 400여명이 무리지어 지난 1일 옌볜(延邊)자치주 허룽(和龍)시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해당매체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단둥에서 신의주로 넘어갔다가 하루 만에 다시 들어온다”면서 “기존 통행증 유효기간이 북중 협의로 인해 30일을 넘지 못하지만 북한은 노동자들에게 6개월 혹은 1년짜리 통행증을 발급하고 있고 중국 당국도 유효기간 연장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북한을 옥죄는 대북제재의 ‘열쇠’ 역할을 해온 중국이 북중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쳐놓은 대북제재 ‘그물’을 걷어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나아가 북한은 미국과 서유럽에 철저히 고립되어가는 러시아를 끌어들여 6자회담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정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북중 정상회담 당시에도 비밀리에 회담을 진행했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깜짝 방문을 전면 배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6자 회담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북한이 한미일-북중러 구도의 6자회담을 구축해 시간 벌기로 악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무역 전쟁의 방아쇠가 당겨지고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패권다툼으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국제상황을 이용, 북한이 한미일-북중러 진영 싸움의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북핵 해결을 모색하기보단 시간벌기로 때울 수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시 6자 회담은 2003년 8월 처음 개최돼 2007년 9월까지 총 6차례 회담이 열렸다.

6자 회담은 2005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체제 안전 보장,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9.19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성과도 나왔으며 2007년 9·19공동성명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인 ‘2·13합의’와 ‘10·3합의’ 마련됐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검증의정서 작성을 북한이 거부하면서 지금까지 열리지 않았다.

때문에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6자 회담을 북한이 시간벌기로 악용했다고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결국 북한은 한미일-북중러 구도의 6자회담을 구축해 균형을 맞춰 협상에 끌려가지 않고 이익을 극대화 하는 전략도 구상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협상 결렬시에도 실질적인 대북 제재를 가하게 되는 중국과 러시아를 우군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적 고립 전략은 더 이상 먹히지 않게 하는 외교전술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운전대 놓지 않은 文 대통령

 

청와대는 지난 6일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 ‘남북,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김 위원장이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평화협정과 비핵화 문제를 6자회담 틀 안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정부는 6자회담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미까지만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까지 한 후 필요로 한다면 관련국들로부터 조금 더 안전한 장치들에 대해 보증이 필요하다 싶으면 6자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결국 순서상의 문제”라고 말했다.

즉 남북→북미→남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시 관련국들로부터 보증이 필요한 단계에서 6자 회담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전방위적으로 우군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도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세심한 외교가 요구된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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