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은행 등 외국계 금융사들이 연평균 1조 2000억원이 넘는 자본금을 본국에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외국계 금융사 본사송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금융사들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본국에 송금한 금액은 총 6조 1493억원이었다.


이는 ▲은행 40개 ▲증권사 11개 ▲보험사 28개 ▲자산운용 23개사 등 금융사 100여곳을 집계한 결과이다. 이들 회사의 본국 송금액은 2013년 1조 257억원에서 이듬해 8106억원으로 줄었다가 2015년 이후부터는 다시 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지난해까지 5년 연평균 송금액은 1조 2299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연평균 송금액의 절반가량인 6312억원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보험사의 송금액은 집계되지 않은 것이다.


업권별로 보자면 외국계 은행의 본사 송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SC제일은행이 5년 동안 8788억원으로 송금하면서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서 ▲HSBC은행 8302억원 ▲한국씨티은행 4713억원 ▲JP모던 162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계 증권사는 1조 6027억원으로, 외국계 보험사는 1조 1945억원,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3791억원을 보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금융사가 본사에 송금한 금액은 이익금, 전산 이용료 등 위탁 수수료, 광고비 등 상표 이용료, 자문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더욱이 외국계 은행의 경우 국내 은행보다 2배 가량 높은 배당 성향을 보이는데, 배당금액 대부분이 본국으로 송금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외국계 금융사의 행태를 두고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모호한 명목으로 붙여 본국에 보내면서도 정작 국내의 재투자나 고용 창출에는 인식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박 의원은 “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청도 무시하는 외국계 금융사의 본사 송금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꼼수’ ‘약탈적 자금 유출’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며 “정기국회에서 외국계 금융사가 이익의 일정 부분을 국내에 재투자하거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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