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내주 방북…후속협상 막 오르나


[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북한이 남북한 경제협력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행동하면서도 미국과의 비핵화 후속 협상에 대해서는 뜸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자 미국도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 움직임에 견제구를 던지면서 북한에게는 ‘칠면조 요리’처럼 서두르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즉 북한이 열어 놓은 중국의 대북제재 문을 미국이 다시 닫아 놓고 북한이 다시 비핵화 테이블에 나올 수 밖에 없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시각 28일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비핵화 후속조치 촉구를 위해 다음주 방북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이른 시일에 개최하겠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이제야 이뤄지게 될 것이다.


북한은 지난 4월 핵실험·미사일 발사 시험 중단,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적 조치를 이행해왔지만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이후부터 미군 유해송환 조치, 대규모 반미(反美) 행사 취소 등 미북 간 신뢰 구축을 위한 행동만 했을 뿐 비핵화 이행 조치는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후속협상도 하기 전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에 비핵화 관련 미북대화도 진전이 없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중국의 개입설을 끄집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웨스트컬럼비아에서 열린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 후보 지지유세에서 “중국은 정말로 북한과의 국경 문제에 있어 우리를 도왔다”면서도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우리를 돕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애석한 일이 될 것”이라고 대북제재 완화 조짐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유감스럽게 현재 국경이 조금 약해졌지만 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우리는 시 주석이 계속 강력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중국의 대북제재 유지를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우려는 두 차례 열린 북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3월 6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우리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예년 수준의 한미연합훈련은 이해한다”고 밝혔음에도 지난 5월 7~8일 2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인 5월 16일 북한이 돌연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이날 예정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한미연합훈련을 이해한다던 김 위원장이 갑자기 이를 비난한 것에 대해 당시 일각에서는 북측이 중국에 힘을 실어주면서 대미 견제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북-중의 전략을 차단하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시각 28일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지(時事)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왕이 외교부장과 전화회담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 불법 환적을 통한 밀수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에게는 비핵화 관련 채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노스다코타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오븐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건 좋지 않다”며 “지금은 요리가 완성돼 가고 있는 단계지만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측은 북한에게 비핵화 시간표를 요구하지 않고 실질적인 비핵화 실행조치를 이끌어 내야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에 미국이 북한의 경제 숨통을 옥죌 수 있는 키를 쥔 중국을 압박함으로써 직접적으로 북한을 건들지 않으면서도 협상장에 나올 수 밖에 없게 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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