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이 역대급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이나, 반도체 사업을 빼면 외려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동차 업종 부진의 영향으로 중소기업 매출액증가율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법인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4%로 지난해 1분기 7.1%에 비해서 개선됐다. 이는 지난 2015년 통계 편제 이후 1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 역시 8.8%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에 비해서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계산한 것으로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나타내주는 지표다.
이처럼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진 밑바탕에는 고성능 반도체 제품의 공급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 힘입어 기계?전기전자 실적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계?전기전자 부문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5.4%로 지난해 10.6%에 비해서 크게 증가했다. 전산업 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영업이익률은 2.1%로, 전체 7.4%의 영업이익률 가운데 27% 가량을 두 기업이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반도체를 빼버리면 전산업 매출영업이익률은 5.3%로 하락해 지난해 1분기 보다 수익이 나빠진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두 기업의 실적을 빼더라도 전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 정도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삼성과 하이닉스를 빼면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면서 “수익성이 개선세에 있기는 하지만 올초 자동차 업종의 부진으로 나빠진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기업들의 성장성이 둔화된 것이다. 전산업의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증가율은 3.4%로 1년 전 같은 기간 7.9%에 반해서 크게 하락했다. 제조업 중에서 석유제품 가격 상승세가 하락하면서 석유화학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21.2%에서 올해 6.8%로 둔화됐다. 비제조업에서는 서비스업의 매출액증가율이 7.7%에서 3.6%로 떨어졌다.
기업별로 보자면 중소기업 매출액증가율이 1.7%로 역성장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자동차 업종의 부진으로 연관 하청업체들이 피해를 봣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4.4%로 지난해 1분기 8.1%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