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 관련 관세부과 정책과 관련, 최근 되레 자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역풍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그간 자국 내에서도 우려가 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련, 관세부과 정책에 대한 후폭풍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 철강제품 가격 상승세 일관…“EU·중국과 다른 양상”


특히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멕시코 등 미 동맹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미국 내 관련 제품 가격이 크게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조선비즈>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를 인용, 미국 내 철강제품 가격이 올해 40%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세계를 상대로 한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이 되레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가중케 하는 역풍으로 되돌아온 양상이다.


지난달 미국 내 열연 가격은 t당 952달러(약 102만5000원)를 기록, 지난해 평균 가격(684달러) 대비 무려 49% 급등했다. 이는 동기간 유럽(697달러)과 중국(662달러)에 비해 최대 40%나 높은 수치다.


미국 냉연 가격 역시 지난 3월 t당 1000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미국 내 철강제품 가격이 상승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과 중국 등지에선 올해 들어 가격의 등락이 거듭되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 수입량이 15%가량 증가했음에도 증가세 일로에 선 상태다.


이와 관련, WSJ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조치가 시행되기 전 물량 확보를 위해 수입업자 간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그동안 관세 25%를 유예했던 EU와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 제품에도 내달 1일부터 관세부과 또는 쿼터적용이 이뤄진다.


미국 내 줄기찬 ‘우려’ 목소리…“혼란만 주는 정책”


일각에선 원자재인 철강 가격 상승에 따라 건축 자재 등도 향후 수개월 동안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이 자동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WSJ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밝힌 대로 수입차를 대상으로 한 25% 관세부과가 실제 이뤄질 경우 되레 미국 소비자 부담이 연간 480억 달러(한화 약 52조 원) 규모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등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정책을 발표할 당시부터 불거진 미국 내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관련, 자국보호무역주의를 기조로 삼은 것과 달리 되레 해외 업체에 이득이 되고 정작 자국 소비자에겐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내에서 “미국과 상대 국가에 혼란만 주는 정책”, “말만 거칠고 실리는 못 챙긴다” 등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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