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바른미래당이 김문수-안철수 서울시장 단일화론이 대두되면서 정체성 혼란에 따른 중도표심 이탈이 우려되자 ‘보수프레임’ 벗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중도를 표방했으나 최근 드루킹 특검, 대북정책 등과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비슷한 기조를 나타내면서 보수당으로 재편됐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를 통해 박 공동대표는 “저희 당은 한국당과의 연대나 후보단일화는 없다는 당의 입장과 방침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언론에서 계속 저희를 보수야당이라도 지칭하는데 당 전체에 대한 모독이고 명예훼손이기 때문에 형사처벌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의 각 서울시장 후보인 안 후보와 김 후보간의 연대설에 대해 거리두기를 한 것이다.


일각에선 안 후보와 김 후보간의 선거연대는 유력주자인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꺾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이 경우 연대과정의 걸림돌은 당의 정체성 혼란에 따른 지지층 이탈이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 뿐 아니라 6·13 지방선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때문에 연대를 하게 된다면 연대 명분을 고조시키는 작업과 무르익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성급한 연대결정은 지지층 이탈에 있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박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전략상으로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연합이나 연대를 해서 더불어민주당을 이기기 어렵다는 것이 중평”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저희 당은 한국당을 대체하고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한 비판과 이탈하는 민심을 수용하는 대안정당으로 역할을 해야 되기 때문에 한국당과 당 차원의 연합·연대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대불가를 ‘당 차원의 연합·연대’로 한정지어 언급하면서 여전히 서울시장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놓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당초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지난 23일 천안 남산중앙시장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 차원에선 생각하지 않지만 후보들끼리 개인적으로 단일화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제가 (당 대 당 연대는) 추진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후보들끼리 단일화는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홍 대표는 이같은 발언에 정체성 문제가 불거지자 25일 “왜 이념과 정책이 다른 김 후보와 단일화를 운운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거리두기에 나섰지만 ‘후보 개인간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후보 개인간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상대 당에 대한 선긋기를 강조해 단일화 자체가 부각되지 않게 하는 전략은 박 공동대표 역시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박 공동대표는 “저희 당은 이념의 벽을 허물어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를 융합하는 그래서 중도개혁실용을 목표로 한 대안정당으로서 출범했다”고 규정한 뒤 “한국당은 보수당일 뿐만 아니라 이미 국정농단 내지 권력남용 부정부패에 대한 책임 있는 정당”이라고 정체성 차이를 부각시켰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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