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전격 개최했다.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전격 개최한 가운데,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양 정상은 오늘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지난 달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을 잠깐 건너간 적이 있지만 이번에 북한을 공식 첫 방문했다.


양 정상의 만남은 지난 4월 27일 만남 이후 29일 만으로 두 번째다.


특히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은 다음달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이 갑작스럽게 취소했다가 재검토에 나선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미·북 대화를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서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회담 취소가 급박한 상황 속에서 미북 정상 간 대화가 시급하다고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회담은 한미 간 충분한 사전조율 아래 이뤄졌을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대면 회동이라는 전격적인 방식을 택하면서 북미정상회담 등의 상황 변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예고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면서 전세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북미 정상 간의 비핵화 합의에는 성공했지만, 세부적인 비핵화 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격하게 위기에 빠질 것이란 예상도 점쳐졌다.


하지만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회담 취소 7시간여 만에 위임 형식으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 여전한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에 대해 곧장 자신의 트위터 및 언론 보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한편 청와대가 제공한 영상에 따르면 이번 회담엔 남측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에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만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이 차량으로 판문점 북측 통일각 앞에 도착하자마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을 영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백두산 천지가 그려진 그림 앞에서 사진 촬영을 했다. 이후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만 배석하면서 2차 회담을 진행했다.


27일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 위원장과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브리핑했다.

문 대통령,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 "김 위원장이 요청"



27일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 위원장과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브리핑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첫 회담을 한 후, 꼭 한 달 만에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친구처럼 언제든 만나 직접 대화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제동이 걸린 북미정상회담 재개에 대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회담 성공을 바라고 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재개에 긍정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직접 만남은 계속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했다”며 "남북 고위급 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하 문 대통령 발표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어제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첫 회담을 한 후, 꼭 한 달만입니다.

지난 회담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격식 없이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자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저는 남북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상 간의 정례적인 만남과 직접 소통을 강조해왔고, 그 뜻은 4·27 판문점 선언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난 4월의 역사적인 판문점회담 못지않게,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루어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두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는 지난주에 있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하였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였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4·27 판문점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격식 없이 개최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돌아보면 지난해까지 오랜 세월 우리는 늘 불안했습니다. 안보 불안과 공포가 경제와 외교에는 물론 국민의 일상적인 삶에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우리의 정치를 낙후시켜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었고, 긴장과 대립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길을 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스스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결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그 시작은 과거에 있었던 또 하나의 시작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제게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그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5월 27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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