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정상회담 가시화…트럼프 VS 김정은 동상이몽[심층분석]
美-北 정상회담 가시화…트럼프 VS 김정은 동상이몽[심층분석]
  • 김영일 기자
  • 승인 2018.03.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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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장소-노벨평화상까지…미·북 대화 이모저모
지난해 12월 14일 이탈리아 나폴리 인형가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사일을 손에 든 김정은 인형이 전시돼있다. 나폴리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뉴스 속 인물들을 소재로 한 풍자 인형이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이탈리아 나폴리 인형가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사일을 손에 든 김정은 인형이 전시돼있다. 나폴리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뉴스 속 인물들을 소재로 한 풍자 인형이 선보이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미·북 정상회담까지 가시화되고 있다.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의 추가 메시지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을 만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나면 다음 수순으로 미국과 북한 두 정상이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미리 전망해봤다.

‘트럼프와 김정은’…첫 만남의 장소는 어디?

경제난 타개와 중간선거 그리고 노벨평화상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 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8일 국내 언론에 브리핑 한 내용 외에 별도의 메시지를 들고 미국으로 향했다.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했고,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정 실장으로부터 방북 결과 브리핑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란 뜻을 표명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이른 시일 내에 만나고 싶다는 김정은의 제안을 수용함에 따라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개최는 급물살을 타게 됐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월까지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 밝히면서 미북 정상회담 시기는 5월 초쯤이 될 것이란 예상된다.

당초 정 실장으로부터 김정은의 만남 제안을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4월에 만날 뜻을 내비쳤으나, 정 실장이 우선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이 만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는 4월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될 예정인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해도 늦지 않는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읽힌다.

남북정상회담 전에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핵심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놓고 미국과 북한 간의 오해나 의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에서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는 등 미·북 간 오해나 의견 대립을 최소화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즉,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김정은을 만나 비핵화와 미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의중을 들어보고 필요하다면 설득을 하는 등의 사전조율을 거치는 게 결과적으로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워싱턴 vs 평양 or 제3국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 중립지역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한데 반해, 미북 정상회담의 경우 아직 개최 장소가 정해지지 않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홈그라운드인 워싱턴과 김정은의 안방인 평양 등이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꼽히지만, 일각에선 회담국이 아닌 제3국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 등 복수의 해외 언론들은 판문점과 스위스, 스웨덴, 베이징, 공해 상 선박 등 5곳의 후보지를 지목하고 있다.

판문점의 경우 4월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거니와 한국전쟁 휴전 회담이 열렸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당시 기상악화로 비무장지대를 방문하지 못했단 점에서 비무장지대에 있는 판문점이 미북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스위스는 김정은이 유학했던 국가이며, 중립국이란 점에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조만간 스웨덴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웨덴도 개최 장소로 부각되고 있다.

스웨덴은 1970년대 초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해 그동안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을 위한 영사 업무를 대행해 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도 “어떤 식으로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를 도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긍정적 의사를 표시했다.

이어 6자 회담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과 과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서기장이 몰타 인근의 해상 선박에서 만났던 전례를 들어 공해 상 선박에서의 만남도 점쳐지고 있다.

이 밖에 김정은이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김정은이 파격적으로 뉴욕을 선택한다면 유엔 총회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화려하게 등판하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돈줄 말라가는 김정은?…체제 붕괴 위기감↑

그동안 ‘꼬마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 등 공개적으로 설전을 주고받았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정상회담을 제안한 배경과 이를 수용한 속내에서 대해서도 관심이 기울여진다.

먼저 만남을 제안한 김정은은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와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 수위가 높아지자 이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야 했기 때문에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게 정치권 일각의 주장이다.

보수야당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의 수위가 높아질수록 북한의 돈줄은 말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우호국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 북한으로서는 더 이상 돈 나올 구멍이 없는 궁지에 몰린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회 정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석호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대로 대북제재가 계속되면 오는 10월 북한의 모든 외화벌이와 해외자산은 동결되고 달러 자체도 고갈될 것이란 (정보당국의)분석을 받았다”면서 “북한이 강력한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화해의 손길을 뻗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김정은이 3대 세습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내부 결속을 공고히 해야 하는데 내부 결속에 필요한 자금이 씨가 말라가자, 대북제재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에 평화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는 것.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대표단과 접견했다고 보도 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대표단과 접견했다고 보도 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북핵 문제 해결…중간선거 승리 지렛대?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로 궁지에 몰린 김정은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궁지에 몰린 김정은이 한반도 전쟁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끔 몰아세우는 것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경우의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트럼프 행정부를 평가하는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미 의회 다수당이 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운영 주도권을 빼앗길 공산이 크고, 자칫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탄핵국면에 직면할 수도 있다.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며 백인 노동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아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취임 첫해 미국은 9년 만에 무역적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에 나섰지만 동맹국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북핵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한다면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는 등 선거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노벨평화상 수상까지 더해지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무역적자 최대치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상쇄시킬만한 업적이 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대북제재와 대화 등 양면 전술을 통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대화, 미북 정상회담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대북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다녀왔는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큰 발걸음이 됐다”며 “남북 간의 대화뿐 아니라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만들어 낸 성과”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일각에선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정상회담을 중재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공동수상까지 전망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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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재계를 담당하고 있는 취재 2팀 김영일 기자입니다. 인생은 운칠기삼(運七技三)·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모든 것은 하늘에 뜻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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