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구광모, 주식 매입 출처 어디?…LG 경영권 승계 앞에선 후진적”


[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18일 LG도 경영권 승계를 한 것에 대해 “지배구조 면에서 비교적 모범적이라고 평가받던 LG조차 승계 문제 앞에서는 후진적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LG그룹 지주사인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어 LG그룹 3세 경영자인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비투비(B2B)사업본부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채 의원은 “구광모 상무는 내부에서조차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보여준 게 없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그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며 “이 결정이 과연 ‘공정한 대우’와 ‘실력을 통한 정당한 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LG의 ‘정도경영’에 합당한지 반문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채 의원에 따르면 구광모 상무의 LG주식은 2003년 0.14%에서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되면서 2.8%로 증가했다.


보유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2006년 그룹 입사 후 휴직하는 동안 지분율은 2.8%에서 4.58%로 늘어났고 LG전자로 복귀하면서부터는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고모부인 깨끗한 나라 최병민 회장의 증여로 6.2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대해 채 의원은 “구광모 상무가 주식을 매입한 돈의 출처는 어디인가”라면서 “전형적인 회사기회유용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채이배의원실에 따르면 구 상무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희성전자는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에 힘입어 2000년까지만 해도 68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7년 2조 157억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구 상무가 보유하던 23%의 희성전자 지분을 2004,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정리해 얻은 막대한 차익으로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015년 LG상사가 판토스를 인수할 당시 구 상무는 7.72%의 지분을 사들였다.


판토스의 내부거래비중이 7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LG그룹의 물량으로 손쉽게 매출을 올리고 그렇게 쉽게 얻은 이익의 일부를 구 상무가 받은 것으로 보인다.


채 의원은 “모든 과정에서 구 상무 본인 능력으로 이루어낸 것은 전혀 없다”며 “아버지를 잘 만나서 아무런 경쟁 없이 불과 12년만에 시가총액 13.6조원인 회사의 사내 이사가 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세금만 잘 내면 된다면 경영승계에 문제 없다’는 LG의 안일한 생각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LG그룹은 구씨 일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주주의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구광모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은 개최되지 않아야 한다”며 “예정대로 29일에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된다면 기관투자자들이 경영능력을 명확히 검증·확인하고 표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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