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미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 내 민간 기업의 투자를 허용, 인프라 구축이 시작될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시각 13일 비핵화를 전제로 “미국 기업의 대북투자를 허용, 민간 투자를 통해 북한 에너지 설비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통큰 지원을 약속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적대 행위를 끝낸다면 미국 기업들은 수천만 달러를 투자해 은둔 국가가 21세기로 나오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시각 11일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는 과감한 조치를 하게 된다면 미국은 북한이 우리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비핵화를 전제로 경제적 보상을 시사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부 강경화 장관과 공동 회견을 통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북한에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인을 지원한 미국의 역사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미국이 북한 체제 보장과 경제적 지원이라는 ‘통큰 지원’을 약속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한을 두 번 방문,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났기 때문에 ‘빅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더욱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번영’이란 단어를 재차 사용한 점과 직접적으로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한 것은 국제 사회에 북한과의 합의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북한에게 약속을 확인시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고 미국과 동맹들에 대한 호전 행위를 멈추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미국 기업들의 지원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인들이, 민간 부문 미국인들이 들어가서 에너지 설비 구축을 도울 것"이라며 "인프라 개발과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위해 그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투자는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하는 바를 받아들이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촉구해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일에 대해서는 "미국과 전세계에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다루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며, 정부가 협상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14일 “빠를 수록 좋다”고 호응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비핵화와 체제보장은 맞교환 성격이 강하지 않았나”면서 “체제 보장은 단순히 안전에 대한 의미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말하면 안전을 뛰어넘어 미국을 비롯 국제사회와 정상적 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사진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