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과 거리두기…한국당 지도부 VS 지방선거 후보자 ‘분열조짐’


[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더불어민주당은 1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판문점 선언을 두고 ‘위장 평화 쇼’라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맹공격을 퍼부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원회 의장은 “평화를 향한 민족사적 대장정에 제발 함께하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의장은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홍 대표를 향해 “이제 덜떨어진 소리 좀 그만하시길 바란다”며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마치 갈라파고스 섬에 홀로 외로이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도 “홍 대표는 어제(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있다’고 주장하며, 판문점 선언에 ‘민족 자주의 원칙’이 포함된 것을 문제 삼았다”면서 “민족자주의 원칙은 1972년 박정희 정부 시절에 합의한 7.4남북공동성명에도 포함돼 있고, 노태우 정부 시절의 남북기본합의서에도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대표가 지난 의정활동을 했던 17대 국회에서 통과된 남북관계발전에관한법 1장 1조 기본원칙에도 자주의 원칙이 명시돼 있다”면서 “홍 대표는 박정희 정부와 노태우 정부도 주사파라고 생각한다는 것인지, 그리고 지난 17대 국회에서 본인도 합의해서 통과시킨 남북관계발전법이 주사파에 의한 이적법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홍 수석부의장은 “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색깔론으로 일부 극우보수층이라도 붙잡아보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억지는 국민에게 거부감만 더 크게 만들 뿐”이라며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혼란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한국당 지방선거 후보들이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당과 홍 대표가 아무리 억지를 부려봤자,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 새로운 역사는 이미 시작됐다”며 “새로운 시대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국민의 명령을 따르시기 바란다”고 남북정상회담 여론 조사 결과를 내세웠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KBS의 경우 국민의 94%가, MBC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89%가 남북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국민 10명 중 9명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당도 국민의 명령에 따라,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해 통 크게 협조하시길 부탁드린다”며 “색깔논쟁으로 점철된 ‘정쟁국회’가 아닌, 국민의 눈물과 아픔을 닦아주는 ‘민생국회’, 한반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평화국회’가 될 수 있도록 자유한국당이 적극 협조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洪과 거리두기…한국당 지도부 VS 지방선거 후보자 ‘분열조짐’



특히 당 지도부의 이러한 목소리에 대한 지방선거 후보자의 부담이 갈 수록 커지면서 당 지도부와 지방선거 후보자 간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이번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나서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당 지도부와 상반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높은 가운데 홍 대표가 연일 판문점 선언을 평가절하하면서 역풍을 맞는 기류다. 이에 한달여 앞둔 6?13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홍 대표와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지사 예비후보는 홍 대표가 ‘주사파, 자발적 무장해제, 김정은 일가 미화’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다소 너무 나가셨다는 느낌도 든다. 홍 대표도 이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홍 대표와 거리를 두는 입장을 내놨다.


남 지사도 남북정상회담이 성황리에 끝난 다음날인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교류·협력을 위해 다양하고 진일보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면서 “문 대통령님 수고하셨다. 국민과 함께 해피엔딩이 되도록 박수치고 응원할 것”이라고 당 지도부 입장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또한 유 지사는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날 유 시장은 “판문점선언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실향민 2세로서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쓴소리를 전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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