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36.7%→51.8% 증가… 8년간 2000억 이상 ‘꿀꺽’

[스페셜경제=김새롬 기자]건강식품과 생활용품 등의 도·소매업을 하는 국내 직접판매(다단계) 기업 ‘애터미’가 또 다시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박한길 회장 등 오너일가는 지난해 배당받았던 300억 원 보다 70%가량 증가한 507억 5,200만원을 배당받은 것이다. 더구나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이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애터미는 지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고배당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오너일가가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는 애터미는 최근 8년간 20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너일가가 고액의 배당금을 챙겼던 데는 실적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애터미는 2009년 창립 이후 9년 만에 연매출 1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하이리빙과 앨트웰 등 토종 다단계 업체가 주춤한 사이 ‘절대품질, 절대 가격’ 정책과 판매원(사업자) 조직 문화 철폐 등을 앞세웠던 애터미는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1조원 규모의 중견업체로 성장했음에도 외부로 알려진 기업 정보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오너일가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어 사실상 견제장치가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영업실적의 과반에 해당하는 높은 배당금을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에는 인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배당성향 50% 육박… 매출액 9000억 원대 기록


애터미의 고배당 정책은 실적이 뒷받침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제출된 애터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9,123억원대. 아울러 영업이익은 1,102억 원대이며 당기 순이익은 978억 원 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16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17.9%,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5%, 19.8% 증가한 수치다.


최근 몇 년간 다단계업계가 정체기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애터미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 다단계 업계 1위인 한국암웨이가 기록한 지난해 연 매출액은 1조 1,654억 원대로 애터미와는 약 2,000억 원대 차이다.


아울러 뉴스킨 코리아와 한국허벌라이프 등 애터미와 업계 2위 경쟁을 벌이던 업체들은 각각 4,705억 원대와 1,142억 원대를 기록하면서 순위권에서 밀려난 상태다.


반면 애터미의 경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화장품 ODM·OEM 업체인 한국콜마의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는 애터미에 국내 제품 유통을 일임했으며 이후 애터미는 연평균 36%대의 고성장률을 기록했다.


2010년 809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2017년 9,24억원을 기록하면서 1027.6% 급증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953.07%, 1,194.62%의 성장을 보였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한 애터미는 이미 9,000억 원대의 매출 규모를 보이는 등 올해 안에 목표 수치인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다단계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으나 애터미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성장세가 가팔라 의아할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다단계 판매업의 경우 등록된 판매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되는데 정작 애터미 판매원이 받는 수당은 오히려 적은 축에 속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애터미 후원수당을 지급 받은 판매원 수는 27만 9,476명으로 1인당 평균 수령액은 95만원에 그쳤다.


특히 후원수당의 경우 대부분 직급이 높은 판매원이 챙기는 구조인데다 방문판매법상 후원수당은 매출액의 35%를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지난해 애터미의 매출이 증가했을지언정 실질적인 후원수당의 상승률은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너일가 지분 100% 보유 … ‘견제장치 전무’ 지적


여전히 기부금은 쥐꼬리?… “사회 환원에는 인색”



8년간 2,000억 이상 ‘꿀꺽’


문제는 오너일가가 챙긴 지난해 배당금은 507억 5,200만원. 이는 영업이익 대비 약 46%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당기순이익 대비 약 5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애터미의 지분율은 오너 일가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한길 회장 25%, 도경희 대표 25%, 아들 박지훈, 박한결이 각각 25% 보유해 지난해 각자 배당금으로 126억 8,800만원을 챙겼다.


더욱이 애터미는 지난 2010년 이후 8년간 매년 고배당 논란이 불거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애터미의 최근 8년(2010~2017)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오너일가는 ▲2010년 79억 ▲2012년 140억 ▲2013년 280억 ▲2014년 250억 ▲2015년 600억 ▲2016년 300억 ▲2017년 507억 등 총 2,157억 원을 챙겼다.


이에 따른 애터미의 배당 성향은 평균 53.79%. 이는 2016년 기준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상향인 24.2%보다 1.5배 높을 뿐 아니라 일본 증시(닛케이) 평균인 35.2%, 중국 상하이 종합 평균 34.3%보다 지나치게 높은 수치다.


기부금, 고작 81억?… 매출액 대비 0.22%에 불과


그러나 정작 최근 8년간 애터미가 사회에 기부한 금액은 77억 9천만원에 불과하다. 창립 다음해 5억 원을 기부한 애터미는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했으나 19억 4천만원에 그친 것이다.


동기간 누적 매출이 3조 6,110억 원인 것을 감안할 때 기부금 비중은 고작 0.22% 수준이다. 더욱이 오너일가가 그간 받았던 배당금과 비교하더라도 고작 3.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너일가의 사익 추구에 급급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꼬집으면서 사실상 견제 장치가 전무한 오너기업의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회사의 경영 상황 및 결정권에 대해 이사회에서 문제 제기를 해야 하지만 오너가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이사회의 의견이 날카롭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한편 고배당 논란과 관련해 <본지>가 취재를 시도한 결과, 애터미 측은 서면을 통해 짤막한 답변을 보내왔다.


배당 성향에 관해 “창업 당시 박한길 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의 투자로만 창업했으며, 이후 외부 투자 및 차입이 필요한 상황이 없었다”면서 배당 역시 “당사는 자본금의 50%에 달할 때까지 매 결산기 이익배당액의 10% 이상을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돼 있는 상법상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배당금의 증가는 “당기 순이익의 증가에 따른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기부금와 관련해서는 “동종 업계와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의 수준”이며 “배당금의 일부를 출현해 공익재단 설립, 국내·외 학교 설립 등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