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중구 TV조선 사옥 앞에서 TV조선 기자들이 경찰의 압수수색 시도에 반발하며 대치하고 있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TV조선 수습기자 A씨가 '드루킹'김동원(49)의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태블릿PC 등을 가지고 나왔다가 되돌려 놓은 것과 관련, 이날 TV조선 보도본부를 압수수색하겠다고 통보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드루킹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휴대전화조차 압수하지 못했으면서도 드루킹이 운영하던 사무실에 <TV조선> 수습기자가 태블릿PC를 가지고 나왔다 돌려놓은 사건을 이유로 TV조선 본사 압수수색을 시도했던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은 26일 언론탄압이라고 개탄했다.


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드루킹 사건의 본질은 지난 대선 당시 대규모 여론조작과 이들을 비호하는 민주당 세력이 연계된 권력형 게이트로, 수사기관은 김경수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의 연루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선인데, 경찰은 드루킹 사건의 핵심인 민주당과의 커넥션 수사는 미적대면서도 현 정권의 눈엣가시 같은 방송사 수습기자의 실수는 속전속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이는 수사를 빌미로 한 명백한 언론탄압”이라며 “최순실 태블릿PC건을 보듯이 일부 언론에 남아 있는 잘못된 관행에 불과한 이 사소한 사건을 어떻게든 방송사와 엮어서 드루킹 사건의 핵심 의혹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압수수색 의도도 무섭다. 이번 기회에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방송사를 탄압하려는 속셈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아마도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사소한 혐의를 잡고, 세무조사는 물론 방송재허가 문제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라 관측했다.


정 대변인은 “수습기자의 가벼운 실수를 빌미로 방송사 전체를 압수수색하는 일이 자유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공정한 세상인가”라며 “이 정부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그저 한없이 두려울 뿐”이라고 개탄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도 전날(25일) ‘언론사 압수수색, 법의 날에 검찰과 경찰은 정권의 바둑이가 되려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1년도 채 되지 않은 이 정권이 벌써부터 권력에 취해 언론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 대변인은 경찰을 겨냥해 “드루킹 게이트의 중심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거짓말과 말 바꾸기 의혹을 키우고 있는 김경수 의원에 대해서는 핵심 증거가 되는 휴대폰조자 확인하지 않는 경찰이, 그 김경수 의원과 드루킹과의 관계를 밝힌 언론은 즉각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또 “드루킹과의 금전거래까지 확인된 김경수 의원 보좌관의 휴대폰조차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검찰, 어떻게 같은 날에 이렇게까지 속보이는 행동을 할 수 있느냐”며 경찰과 검찰을 싸잡아 질타했다.


권 대변인은 “TV조선의 도를 넘은 기자정신은 분명 잘못되었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그야말로 한 기자의 개인 일탈일 수도 있는 죄로 언론사를 급거 압수수색까지 한다는 것은 검찰과 경찰이 철저히 권력의 구미에 맞추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굶주린 아이가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훔쳤다고 아이 집을 통째로 털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법의 날에 사법부가 권력 앞에 철저히 망가지는 모습이 처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드루킹의 바둑이를 지키기 위해 검찰과 경찰마저 권력의 바둑이가 되어선 안 되지 않느냐”고 일침을 날렸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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