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 관련 ‘어차피 못쓰는 카드를 내민 것 아니냐’는 시각을 완전히 뒤집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전문 사이트인 ‘38노스’는 갱도가 다 무너지고 방사능 물질에 오염돼 더 이상 핵실험 진행도 어려워 사실상 사용 불능 상태라는 지적에 대해 미국시각 23일 “북한이 6차례에 걸쳐 핵실험 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 폭발은 여전히(underground detonations is still) 충분히 사용할 준비가 갖춰진(fully operational) 상태”라고 반박했다.

38노스는 이날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포함해 많은 분석가들은 핵실험장이 아마도 사용 불능이라고 오판했다”면서 “핵실험 가능한 갱도 2개가 남아있다. 핵실험 불능 상태는 근거 없다”고 분석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북쪽 갱도는 버려졌지만, 굴착공사를 진행해온 서쪽과 남쪽 갱도에서는 앞으로도 핵실험이 가능하며 2018년 3월초 새로운 서쪽 갱도가 발견됐다.

이 갱도는 3월 중순께부터 축소됐지만 4월초에는 거의 중단됐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기에 “공사가 마무리돼 앞으로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된 것이거나 정치적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사용불능 상태가 아니라고 피력했다.

특히 남쪽 갱도의 경우 미래 지하 핵실험으로 주목했다. 해당 갱도에는 다른 갱도에서 관찰된 것보다 적은 인원 및 차량 이동이 포착돼 추가 핵실험을 위한 대안이 될 곳으로 지목했다.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미래의 핵실험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짓는 것은 근거가 없다”면서 “북한이 명령만 내리면 미래의 핵실험에 쓸 수 있는 두 개의 갱도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유지할 것인지 폐쇄할 것인지는 검증 가능한 합의에 달려 있다”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도 지난 23일 “풍계리에서 6번의 핵실험이 있었고 지금도 사용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냉각탑 폭파가 2005년 9.19성명이 나온 이후에 3년 있다가 이루어졌고 이번 경우 핵 실험장 폐쇄를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유의미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

[사진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