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회장 마윈.


[스페셜경제=김지혜 기자]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에 이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자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중국 반도체 설계회사 중톈웨이(中天微⋅C-Sky Microsystem) 지분을 100% 인수하고, 산하 연구기관 ‘달마원’을 통해 신경망 칩인 ‘알리(Ali)-NPU'를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톈웨이는 2001년 설립된 업체로 32비트 임베디드 CPU IP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반도체 설계회사다. 현재 스마트시티 등 사물인터넷(IoT) 방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누적 출하량이 7억개가 넘는다.


지난해 10월 세워진 ‘달마원’은 현재 수십명의 인공지능 R&D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00명으로 인력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또 3년동안 1000억 위안이 투입된다.


이들이 개발 중인 알리(Ali)-NPU'는 이미지 및 영상 식별, 클라우드 컴퓨팅 등 문제를 인공지능(AI)추리와 연산으로 해결하는 방식의 신경망 칩으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기존 제품보다 40배 높은 가성비를 지니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인민일보 온라인판은 “알리바바의 알리 NPU에는 이미지와 영상을 식별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스스로 찾아내는 기술이 적용됐다”며 “현재 상용화돼 있는 반도체보다 처리 능력이 최소한 10배 빠르고 제조 원가도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 왜 AI 반도체 뛰어드나?


알리바바의 AI 반도체 시장 출격은 AI 반도체 제조사인 ‘엔비디아’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세계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개발함으로써 비용 절감을 이루고 자사 AI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환경 조성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알리바바의 야심찬 계획은 미국이 중국 2위의 통신기기 제조업체 ZTE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직후 공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도체의 대부분을 타국에 의존해왔던 중국은 이번 ZTE 제재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알리바바의 AI 반도체 개발 추진은 중국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수입액은 2601억 달러로 반도체 분야의 무역수지 적자는 1932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 반도체 수입은 최근 몇 년간 계속 20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석유 수입액을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굴기’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도체 자체 개발’은 꼭 넘어야할 산인 셈이다.


AI 반도체 시장 선점 위한 각축전


AI 반도체 시장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기업들의 각축전이 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자사 구인 사이트에 “반도체 개발 조직을 신설하기 위해 전문가를 찾고 있다”고 올렸으며, 앞서 구글은 2016년부터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왔다.


애플도 2020년부터는 자사 컴퓨터에 자체 AI 반도체를 탑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인간의 뇌 신경망의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한 뉴로모픽 칩 ‘로이히’를 개발 중이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도 AI 반도체 개발 조직을 신설했고 전기차 기업 테슬라도 자율주행차용 AI 반도체 개발에 돌입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은 2021년 35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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