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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지혜 기자]2020년에는 베트남이 한국의 2대 수출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유통업계가 발 빠르게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중국과 미국(G2)에서 활로를 개척하기 힘들어진 각 업계가 베트남을 통해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G2 시장 포화…실적 내기 어려워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 이미 포화상태인 미국 시장에서는 기업이 살아남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이 발표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삼성은 해외법인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휴대전화를 포함한 가전 등 판매를 총괄하는 미국법인(SEA)은 지난해 70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최근 3년 간 3.5%씩 줄어 2015년 35조7664억 원에서 2016년 34조5217억 원, 지난해 33조3293억 원까지 감소했다.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삼성전자 중국법인(SCIC)은 매출 5조1337억 원, 순이익은 268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6%, 10.0% 감소한 수치다.


든든한 정부 지원 아래 몸집을 불린 중국 업체의 공세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의 정치적 이슈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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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G2 ‘대안’될까?


이런 가운데, ‘베트남’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20년 2대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베트남’ 보고서에선 오는 2020년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교역액이 1천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베트남이 중국에 이어 2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정부까지 나서 베트남과의 교역에 튼튼한 제반을 쌓아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순방길에서 베트남 쩐 다이 꽝 국가 주석과 만나, 두 나라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격상시킨 성과를 냈다.


그러면서 ‘한-베트남 미래 지향 공동선언’을 채택해 한국과 베트남이 2020년까지 교역 규모를 1000억 달러까지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베트남의 인구는 약 1억 명이며 평균 국민 연령은 28~29세로 차세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은 경제성장률 6.8%를 달성해 6.9% 성장률의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베트남은 경제성장률 6%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이미 한국과 베트남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과의 교역규모는 639억 달러로 수출 477억 달러, 수입 162억 달러로 대규모 흑자를 냈다. 베트남 입장에서도 우리는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국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삼성이 베트남과의 경제교류의 선두에 섰다. 지난해 베트남 전체 수출 2140억 가운데 542억 달러는 삼성의 쾌거다. 삼성의 베트남 현지 고용인원은 16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베트남법인(SEV)은 매출 19조3440억 원, 순이익 2조79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과 비교해 매출은 4.9%, 순이익은 3.1% 늘었다.


유통·식품 업계도 베트남 진출 모색


이에 롯데, CJ, 신세계 등 국내 유통·식품업체들도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16개 계열사가 이미 진출해 있는 롯데는 2020년까지 롯데마트의 점포를 87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롯데는 대규모 건설 사업도 진행한다. 호찌민시의 투티엠지구에 2021년까지 총 사업비 2조원을 투자해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하며 하노이 떠이호구 신도시에는 3399억 원을 투자, 2020년까지 복합쇼핑몰을 세울 예정이다.


CJ그룹은 베트남에서 김치업체 ‘킴앤킴’, 냉동식품업체 ‘까우제’, 수산미트볼 가공업체 ‘민닷푸드’등을 인수했으며, 호찌민 히엡푹 공단에 올해 7월 완공을 목표로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중국에서 완전철수를 끝낸 신세계는 2015년 개점한 호찌민 이마트 고밥점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호찌민 2호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도 베트남으로?…‘신중론’ 제기


중소기업 대(對)베트남 수출도 증가 추세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 25년, 성과와 향후 과제’(조이현 수석연구위원)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베트남 수출은 전년 3대비 33.4% 증가한 126억 달러로 파악됐다.


한편, 보고서는 중소기업의 경우 베트남시장 진출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노동자의 임금이 중국의 1/3 수준이라 확실한 장점이 있지만, 노사분규가 빈번히 발생해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으며 또, 현지 공장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인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아울러 노동집약적 산업에 대한 신규투자 승인이 까다로워진 것도 이와 같은 ‘신중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베트남 개척이 산업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지만, 어느 시장이나 위험요소가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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