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국부 유출 논란과 대규모 영업점 통폐합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해 배당 유보를 검토한 한국시티은행이 올해도 전년 수준인 1000억원 가까운 배당금을 미국 본사로 송금을 결정하면서 말바꾸기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사회는 보통주 주당 29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938억9133만원이며, 지급 예정일은 오는 4월이다.


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이 전액 출자한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 지분의 99.98%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전액 본사로 송금되는 구조를 띄고 있다.


그동안 씨티은행은 고배당 논란의 빚으면서 국부 유출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4년 509억원, 2015년 1161억원, 2016년 1145억원의 배당금을 본사로 송금한 바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3월 80%에 달하는 영업점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한국 철수설'이 제기되자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배당을 유보하는 동시에 국내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나서면서 진화를 펼쳤다.


당시 박 행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이익 배당을 유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앞으로도 한국에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 중 많은 부분을 배당금 명목으로 해외 본사로 유출되면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씨티은행 측은 "노사 간의 원만한 합의로 영업점 통폐합 관련 외형 위축이 없었고 실적도 기대 이상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배당 수준은 작년보다 낮게 설정했다"며 "씨티그룹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본비율이 양호한 국가의 경우 이에 상응하는 배당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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