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모든 게 다 제 불찰”…“리더로 인정받을 것”


출소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법원의 2심 판결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 유예 4년을 선고 받고 353일 만에 풀려났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으로선 오너 부회장이 뇌물 및 청탁에 대한 혐의를 벗어 던지는 호재(好材)로 작용하며 총수 부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는 일단 이 부회장의 석방에 대해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총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오던 삼성은 위기가 해소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판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과 삼성의 미래 전략을 살펴봤다.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를 나오면서 지난 소외를 남겼다.


353일 만에 출소


법원은 지난 5일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1심과 비교해서 죄의 무게가 절반으로 줄었으며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삼성측은 비교적 만족스런 결과지를 받아들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7일 박근혜와 최순실에 대한 뇌물 혐의로 구속된 지 353일 만에 출소한 것이다.


1심과 2심의 판결이 엇갈리면서 ‘세기의 재판’은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으로 가려지게 됐다. 법리적 쟁점에 대해서 다투는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가 선고되지만 파기되면 2심에서 다시 재판이 진행되게 된다.


2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에 승계현안 등을 위한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판단하고 1심보다 적은 금액의 액수만을 뇌물로 인정했다. .


또한 1심에서 코어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과 마필 구입 금액 등 72억9000여만원을 뇌물로 인정했지만 2심에서는 용역대금 36억원과 마필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한 것만 뇌물로 인정되는 등 상당수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또 해외로 돈을 보낸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인정받으면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드리워진 혐의를 상당부분 벗게 됐다.


빨라지는 경영복귀 시계


이 부회장의 석방으로 삼성은 1년 가까운 총수부재 사태를 마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시기적으로 당장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이 무리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경영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53일의 옥중경영 일지…‘박근혜 뇌물’ 가해자 아닌 피해자


미래 먹거리 찾기 ‘재시동’…불확실성 상당부분 해소 ‘긍정적’


삼성은 그동안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미래에 대한 투자가 안개속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 부회장의 석방으로 인해 미래 먹거리에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전략사업의 성장을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지만 총수 부재에 대한 우려는 지속됐다. 글로벌 IT기업들이 AI(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먹거리와 인수합병 및 대규모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은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이후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갇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공식 행보 언제쯤(?)


이재용 부회장은 출소 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들리는 등 개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공을 들이고 집중적으로 후원한 평창올림픽 개막전에 참석할 것으로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 부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내보다는 국외에서의 경영복귀가 앞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신에서도 이 부회장의 거취에 큰 주목을 하고 있다. 미국의 포브스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 부회장 없이도 좋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대부분 이 부회장의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구현하기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로 인해 앞으로 삼성전자가 더 많은 합병과 시장 이동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석방이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묵시적 청탁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며 “이 부회장이 당장 경영일선에 복귀는 힘들지만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 반응 어떻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선고 결과가 나오자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진보진형인 여권의 민주당에서는 불편함 감정을 드러냈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판결은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로 인해 국미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적폐가 아직도 대한민국에 살아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또 다시 낼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환영의 뜻을 말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법원의 현명한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여론몰이 수사와 정치적 수사는 이 땅에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계 총수의 집행유예 판결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정권 차원에서 강요 등에 대해 재판부가 소신있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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