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평창 동계올림픽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할 각국 선수들에게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과 ‘김일성 가면’ 논란을 불러일으킨 북한 응원단, 현송월이 단장을 맡고 있는 북한 예술단 공연 등 북한 이슈가 언론을 장식한데 대해, 일부 미국 외신은 이번 평창 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으로 규정하고, 북한을 최대 승자로 꼽으며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각) 평양 올림픽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유화정책을 쓰는 한국정부와 잘 속는 서구 미디어들 덕분에 감옥국가 북한이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 당시와 버금가는 이미지 변신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비판했다.


WSJ는 북한 응원단을 지목하며 “한 명이라도 줄을 못 맞추면 응원단들의 가족은 아마도 멋진 산악 전망을 가진 강제노동수용소에 장기체류 하도록 보내질 수 있다”며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비꼬았다.


WSJ는 또 김여정의 오빠(김정은)는 지난해 말레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신경제를 사용해 이복형(김정남)을 살해하도록 명령한 사람이며,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한 인물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개막식에 초청하고, 방북 요청까지 받은데 대해선 “이번 주 북한이 보인 가식적 행동은 문 대통령이 비판 받을 가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WSJ는 “북한의 방북 제안은 미국과 한국의 한계를 이간질하려는 시도이며 문 대통령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는 것”이라며 “이번 초청으로 김정은이 일으킨 긴장감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선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맹비난한 WSJ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WSJ는 “이번 주말 위엄 있게 행동했던 지도자는 펜스 부통령”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김여정을 위해 축배를 드는 동안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탈북민들을 만났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이 탈북민을 만난 사실은 북한 응원단보다 언론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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