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내에서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해서 '한국 GM 철수설'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만약 철수하게 된다면 구조조정 1순위는 군산 공장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공장의 경우 지난해 이후 가동률이 20%에 지나지 않는다. 한달 동안 가동일이 5~6일 정도며, 2월이 들어서는 겨우 나흘 동안만 돌아갔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따라서 공장이 멈춘 날에도 근로자들에게 평균 임금의 80% 가량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의 입장에서 보자면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셈이다.


특히 한국 GM은 지난 2014년부터 2016까지 누적 적자가 2조원에 달했으며, 작년에도 6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에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서 12.2%나 감소한 52만 4547대에 그쳤다. 이로 인해서 한국 GM 철수설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GM이 이처럼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품 경쟁력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내놓은 신차 '올 뉴 크루즈'는 지난 2월 6일 양산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에어백 문제로 생산을 중단했다. 이를 정상화하는데 한 달 가까이 걸렸으며, 출시부터 불거진 문제로 인해서 흥행에도 실패했다. 또한 한국GM은 제품군 가운데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도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만 봐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에 총 13만 3277대가 판매됐는데, 지난 2016년에 비해서 26.6%나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한국GM의 실적이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 등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던 지난 2013년 부터다. 크루즈·스파크 등 한국GM의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수출 물량은 연간 20만대 규모였지만, 쉐보레가 유럽에서 빠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국GM의 완성차 수출 대수는 지난 2013년 63만대에서, 지난해 40만대 밑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GM본사 측은 한국 GM의 수출 부진을 보완할 수 있는 신차를 한국GM에 배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 더해 강성 노조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공장이 가동되지 않으면서 적자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도, 해마다 임금인상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서 지난 2013년 기준 7300만원이었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지난해에는 8700만원으로 20% 가량 인상됐다.


이와 관련해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원이든 무엇이든 일정한 결론을 빨리 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GM 본사가 한국에서 철수할 의사가 없다면 자금 지원 방법을 비롯한 구체적인 대책을 빠리 내놓고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해야하는 시점인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GM 본사가 한국GM에 직간접적으로 만드는 일자리 30만대를 볼모로 잡고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보니 우리 정보도 의사 결정을 빨리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정부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GM이 협상 과정에서 철수 얘기를 꺼낼 경우 생길 파장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시간을 끌다가는 한국GM은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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