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미국이 한국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치를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공식 발효하면서, 미국에 수출된 한국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같은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는 이달 초부터 미국 주요 가전 유통업체들과 세탁기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협상에서는 유통업체가 수입하는 양사의 세탁기 물량과 제품당 가격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발효한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로 인해서 첫해 수입 세탁기 120만대에는 20%의 관세가 부과되면 이 이후 물량에는 50%의 관세가 부과되게 된다. 이러한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전자의 경우는 내달부터 미국 내 세탁기 판매 가격을 4~8%가량 올린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유통업체와의 가격 협상에 따라서 인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격 인상폭은 LG전자와 비슷할 것이며 최대 10%는 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격 인상 조치로 인해서 부담을 짊어지는 것은 미국 현지 소비자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달 23일 삼성전자는 “(세이프가드 조치는)미국 소비자와 근로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이라며 “수입 세탁기에 매기는 관세는 세탁기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 모두에게 매기는 세금이며 모두가 더 많은 돈을 내야하고 선택권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LG전자 역시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LG전자는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유통과 소비자”라며 “지역경제 및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가격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 사의 브랜드에 타격이 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격 인상 외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생산물량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공장에서 세탁기 생산을 시작했고, LG전자는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세탁기 가동 계획을 앞당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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